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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28 21:16
Laurindo Almeida (라우린도 알메이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59  



Laurindo Almeida (라우린도 알메이다)


 

기타리스트 라우린도 알메이다(Laurindo Almeida)는 1917년 9월 2일 브라질의 상파울로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날 당시의 브라질은 음악적으로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그러한 상황하에서 알메이다는 9살 때부터 독학으로 기타를 익혔다. 알메이다가 인생을 음악 쪽에 바쳐야겠다고 결심한 건 10대 때부터이다. 그리고 16살이 되면서 그는 프로 연주자로 나섰고 1년 후엔 리오의 라디오 방송국의 고정 스텝 연주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19세가 되는 1936년 즈음에 알메이다는 연주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1944년경에는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연주자가 되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브라질이라는 협소하고 열악한 음악시장에만 머무를수는 없었다. 보다 큰 곳에서 음악을 하고 싶었던 그는 브라질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이때가 30세가 되는 1947년 이었다. 그는 헐리웃에 정착해 대니 케이(Danny Kaye)의 영화 <A Song Is Born>의 음악을 녹음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 틈틈이 영화음악에 관련된 일들을 주문 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알메이다는 미국에서 영화음악으로 입지를 쌓아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스텐 켄톤(Stan Kenton)과 알게 되어 그의 밴드에서 연주하게 되었다. 알메이다는 1951년 스텐 켄톤 밴드가 해산될 때까지 연주를 계속하였다. 스텐 켄톤과의 활동을 계기로 그의 이름은 재즈계에서 회자되었고 1951년에 공개된 그의 앨범 [Laurindo Almeida Quartet Fearturing Bud Shank]로 인해 그 음악적 역량을 확실하게 증명받게 된다. 최초의 보사노바 재즈 앨범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이 앨범에서 알메이다는 브라질적인 정서로 가득 찬 리듬과 필링을 클래식 기타 주법에 담아냄으로써 많은 재즈 팬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그는 모던 재즈 쿼텟(Modern Jazz Quartet)과 함께 로드리고의 "아랑페즈 협주곡"을 연주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 곡은 알메이다의 클래식 작품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그 어떤 연주자들의 연주보다도 뛰어난 명연을 들려준다. "아랑페즈 협주곡"은 모던 재즈 쿼텟의 존 루이스(John Lewis)의 정교한 편곡으로 인해 알메이다의 연주가 더욱 빛나 보이기도 했다.

알메이다의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이를 때는 빌라 로보스를 접하면서부터이다. 그는 공연시 빌라 로보스의 기타 협주곡이나 바흐의 곡 등을 연주하며 재즈팬들에게 클래식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특히 빌라-로보스의 기타 협주곡은 알메이다가 연주하기 이전에는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난곡 중의 하나였다. 그는 빌라 로보스의 기타 협주곡과 오랜 시간 씨름하면서 그 곡을 대중들에게 알려지도록 연구를 거듭했다. 이렇게 해서 이 작품은 알메이다의 노력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알려졌고 현재까지도 즐겨 연주되는 명곡으로 남아 있다.

60년대 초반에 알메이다는 [Spanish Guitars Of Laurindo Almeida], [Conversations With The Guitar], [Reverie For Spanish Guitars], [Discantus, Guitar From Ipanema] 등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Viva Bossa Nova] 앨범은 미국 차트 13위까지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알메이다는 40여 년이라는 긴 음악인생 동안 세계의 유명한 상도 여러 번 탔다. 그 중에서도 그래미 상은 자그마치 다섯 번이나 탔으며 오스카상도 수상한 적이 있다.

알메이다는 솔로뿐 아니라 자신을 리더로 한 밴드 활동도 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1974년 알토 색소폰과 플룻의 버드 생크(Bud Shank), 드러머 척 플로레스(Chuck Flores), 베이시스트 레이 브라운(Ray Brown) 등과 함께 결성했던 L.A. 4 이다. 정통 재즈적 폼을 추구하면서도 알메이다 특유의 클래식 기타세계가 함께 했던 이 밴드는 고전적인 우아함과 남미의 열정적인 정서가 감도는 명연을 들려주었다. L.A. 4는 이후 척이 탈퇴하고 셸리 맨으로 교체되었지만 그도 1978년에 밴드를 탈퇴하고 우디 허먼의 선더링 허드(Thundering Herd) 출신의 제프 해밀튼(Jeff Hamilton)으로 대체되었다. 알메이다는 90년대 초반에도 L.A. 4를 이끌고 공연활동을 할만큼 정력적인 삶을 살았다. 1992년에는 모던 재즈 쿼텟과 함께 일본 공연을 가졌고 이외에도 크고 작은 연주회를 꾸준히 열었다.

1995년 여름 경 알메이다는 7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암이었다.   

라우린도 알메이다는 월드 패시픽(World Pacific), 캐피톨(Capitol), 리프라이즈(Reprise), 버브(Verve), 콩코드(Concord) 그 외 다수의 레이블들을 거치면서 뛰어난 음반들을 레코딩했다. 비록 적지 않은 레이블들에서 활동했으면서도 그가 줄기차게 고수하고 있었던 연주세계는 재즈와 클래식의 이상적인 접목이었다.

알메이다가 활동하던 당시의 재즈 기타계는 장고 라인하르트나 웨스 몽고메리와 같은 거장들이 있었으나 이들의 스타일에 비해 알메이다의 연주는 너무 달랐다. 기존의 연주자들이 즉흥적인 감성을 축으로 해 재즈 자체의 폼에만 치중했었는데 반해 알메이다는 클래식이라는 어마어마한 세계를 재즈기타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그는 클래식의 아르페지오적인 코드분해, 아포얀도 주법, 핑거 트레몰로 주법, 리듬과 리드솔로를 하나로 통합하는 연주 방법, 기타의 5번째와 6번째 줄의 베이스 음량을 충분히 살리는 코드웍적인 프레이즈 만들기 등 각종 클래식 주법들을 재즈로 가져와 보사노바 리듬에 클래식 기타 스타일을 멋지게 융합하였다.

"아랑페즈 협주곡"이나 빌라 로보스의 작품들에서 알메이다의 뛰어난 핑거링 기술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왼손의 코드 폼 프레이즈를 접할 수 있다. 또한 말년에 가서도 그의 시적인 여운을 주는 음악 스타일은 쇠퇴하지 않았다. "Blue Skies"에서의 오른손 핑거 트레몰로와 클래시컬한 옥타브 쌓기, 그리고 노련한 아르페지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에 기반한 "Goin' Home", 전형적인 클래식 기타 아르페지오 주법으로 연주되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의 테마에 기반한 "Beethoven & Monk" 등에서 그의 클래식적인 소양을 접할 수 있다. "Outra Vez(Once Again)"에선 클래식적인 어프로치와 재즈적인 필링의 임프로비제이션이 혼합된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Nuages"에서도 좋은 연주를 접할 수 있다. 이 곡에서의 기타 연주도 클래식적인 주법에 기반한 것이지만 리듬이나 필링 등에서 남미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코드를 기발하게 배열해가며 그 자체를 프레이즈화하는 방법이나 풍부한 보이싱 감각 등은 이후 적지 않은 재즈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 중에서도 조지 벤슨과 얼 클루는 알메이다의 연주를 계승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찰리 버드의 경우도 클래식적인 주법을 재즈 기타에 도입한 사람 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만 사실은 그의 연주도 알메이다로부터 자극받은 것이다.      

재즈 평론가 중의 하나인 레너드 피더(Leonard Feather)는 "천부적인 감각으로 보사노바를 이해하고 있던 그는 재즈기타의 파이오니아임이 분명하다"라고 알메이다를 격찬한 바있다.

라우린도 알메이다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등 몇몇과 함께 보사노바를 재즈의 중요한 테마로서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흥미를 끌게 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한편, 클래식 기타의 중요한 에센스들을 추려 재즈 기타에 응용함으로써 재즈 기타의 방법을 확대하고 발전시킨 선구자였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