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River Band (리틀 리버 밴드)
197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호주의 팝음악은 뇌관 역할을 맡은 AC/DC와 리틀 리버 밴드(Little River Band)를 시작으로 1980년대의 인엑세스(INXS), 멘 앳 워크(Men At Work),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 미드나잇 오일(Midnight Oil),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를 거쳐 1990년대 실버체어(Silverchair), 메릴 배인브리지(Merril Bainbridge), 새비지 가든(Savage Garden), 티나 아레나(Tina Arena)처럼 괜찮은 후배들로 이어지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와 함께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아티스트들로 세계의 대중 음악을 움직이고 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성인 취향의 팝록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리틀 리버 밴드는 호주의 멜버른에서 5인조로 출발해 곧 오스트레일리안 록의 길을 닦은 선구자적 밴드였다. 로저 맥라클란(Roger McLachlan/베이스), 글렌 셔록(Glen Shorrock/보컬), 데렉 펠리치(Derek Pellicci/드럼), 그래함 고블(Graham Goble/기타), 빕 버틀스(Beeb Birtles/기타)로 시작한 이들은 1975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 <Little River Band>가 자국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집 음반에서 싱글 커트된 'It's a long way there(28위)'부터 시작된 이들의 소나기성 히트 퍼레이드는 'Lonesome loser(6위)', 'Help is on its way(14위)', 'Night owls(6위)', 'Lady(10위)', 'The other guy(11위)', 'Man on your mind(14위)', 'Take it easy on me(10위)', 'Happy anniversary(16위)', 'Reminiscing(3위)', 'Cool change(10위)', 그리고 마지막 히트곡 'We two(22위)'까지 계속됐지만 1983년 'We two'가 수록된 <The Net> 앨범부터 뉴웨이브 아티스트들로부터 직격탄을 맞은 이 호주산 밴드의 인기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멤버들의 탈퇴와 가입이 잦아지면서 복잡한 가계도를 그렸던 리틀 리버 밴드는 현재까지 꾸준한 공연 활동으로 팬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멜버른의 작은 강에서 출발한 이 밴드의 음악은 보컬 하모니와 리듬 기타 연주를 중시하는 미국의 웨스트 코스트 음악씬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Lonesome loser', 'Happy anniversary' 등이 대표적이며, 'Lady'나 'The other guy'는 이글스식 보컬 하모니가 두드러진 트랙이고 가장 높은 순위까지 오른 'Reminiscing'은 퓨전 재즈 록밴드 스틸리 댄(Steely Dan)과 팝컨트리 싱어 글렌 캠벨(Glen Campbell)의 중간에 위치한 노래다.
우리나라의 공연 문화가 척박했던 1982년, 자신들의 전성기 시절에 내한 공연을 가져 국내 팝 팬들의 갈증을 풀어 준 고마운 그룹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