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monheads, The (레몬헤즈)
1984년 보스톤에서 결성된 칼리지 록 그룹 레몬헤즈. 그들은 허스커 두(Husker Du)나 리플레이스먼츠(The Replacements) 같은 하드코어 밴드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스피드하고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구사했다. 또한 1960년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컨트리 록의 숨결을 이어받아 청명하고 루츠적인 멜로디와 리듬을 전개한다.
비록 지금까지 차트에서의 커다란 히트나 앨범들의 엄청난 판매고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대학가를 중심으로 '광적인' 컬트 팬들을 끌어 모으며 칼리지 록의 대표주자로 자리잡았다.
여기에는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에반 댄도(Evan Dando)의 공헌이 지대했다. 그는 레몬헤즈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작곡, 작사 실력과 관조적인 목소리로 그룹을 대표했다.
그는 또한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멤버들을 교체하며 밴드를 자신만의 레몬헤즈로 키워나갔다. 창단 멤버였던 드러머 더그 트레이크튼(Doug Trachten), 기타리스트 벤 데일리(Ben Deily), 베이시스트 제시 페레즈(Jesse Peretz)와 1990년대 초반에 합류한 드러머 데이빗 라이언(David Ryan) 등과 함께 그룹의 사운드를 결정지었다. 이외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그룹을 거쳐갔다.
음악뿐이 아니다. 에반 댄도는 가위 손의 자니 뎁(Johnny Depp), 홀(Hole)의 커트니 러브(Courteny Love) 등과 염문을 뿌리며 여성 편력을 자랑하기도 했고, 술과 마약으로 종종 타블로이드 신문의 화려하게 장식했다. 잘난 외모 탓에 패션 지, 틴 잡지의 커버를 독점하기도 했다. 정말 모든 게 잘났다!.
레몬헤즈의 초기 사운드는 전형적인 하드코어 펑크였다. 허스커 두의 복사판 그 자체였다. 격렬하고 빨랐으며 거칠었다. 1987년 데뷔작 <Hate Your Friends>, 이듬해의 <Creator>에 잘 나타나있다. 인디 레이블 <Taang!>에서 내놓은 하드코어의 정수들이었다.
하지만 레몬헤즈는 1989년 3집 <Lick>, 1년 뒤의 <Lovely>를 발표하며 컨트리 록이 스며들어간 펑크 사운드를 선보였다. 3집 음반에서 재해석한 수잔 베가(Suzanne Vega)의 'Luka'가 증명한다.
특히 메이저 레이블 <애틀란틱>으로 영전(榮轉)한 후 선보인 4집에서는 고인이 된 '컨트리 록의 대부' 그램 파슨스(Gram Parsons)의 고전 'Brass Buttons'를 리메이크 하며 그의 삶을 기렸다. 에반 단도의 영웅이 바로 그램 파슨스이다.
레몬헤즈는 1992년 앨범 <It's A Shame About Ray>에 담겨있는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불후의 명곡 'Mr. Robinson'을 히트시키며 지구촌에 그들의 이름을 쏘아 올렸다. 미국 대학 방송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팔십 만장의 음반을 팔아치웠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들의 이름을 친숙하게 만든 곡이었다. 1993년에 발표한 <Come On Feel The Lemonheads>도 인기를 얻었다.
그룹은 그러나 에단 반도의 마약 과다 복용으로 활동과 휴지기를 반복하며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결국 1996년 여섯 번째 작품 <Car Button Cloth>를 내놓고 <애틀란틱>과 결별하고 말았다.
이후 레몬헤즈는 공개적인 음악 여정을 접은 채 수면위로 가라앉았다. 1998년 <애틀란틱>에서 출시한 베스트 앨범 <The Best Of The Lemonheads: The Atlantic>가 그들의 최근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