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Lisa & Cult Jam (리사 리사 & 컬트 잼)
198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Spanish Fly>에서 'Head to toe'와 'Lost in emotion'을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등극시킨 리사 리사 & 컬트 잼(Lisa Lisa & Cult Jam)은 1985년에 등장한 혼성 3인조 댄스팝 그룹이다.
뉴욕의 브룩클린에서 출발한 이들은 마돈나의 성공에 고무된 히스패닉계 여성 보컬리스트 리사 베레스(Lisa Verez)와 퍼커션 주자 마이크 휴스(Mike Hughes), 그리고 기타 플레이어 알렉스 '스파나도' 모셀리(Alex ''Spanador'' Moseley)가 공식적으로 리사 리사 앤 컬트 잼의 이름으로 활동했지만 정작 이들의 노래를 만들고 음반을 제작한 수뇌부는 풀 포스(Full Force)라는 프로듀싱 사단이었다. 즉, 자넷 잭슨(Janet Jackson)의 앨범들을 만들었던 지미 잼(Jimmy Jam)과 테리 루이스(Terry Lewis) 팀이나 엘에이 레이드(LA Reid)와 베이비페이스(Babyface)가 함께 하는 라페이스(LaFace) 팀과 비슷한 존재였다. 이들의 1집 타이틀이 <Lisa Lisa & Cult Jam With Full Force>였으며, 1, 2집의 수록곡들 모두 풀 포스가 작사, 작곡은 물론 제작까지 담당했었다.
리사 리사 앤 컬트 잼의 음악 특징은 사람들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펑키(funky)한 그루브함이다. 싱글 차트에는 34위까지 밖에 오르지 못한 그들의 데뷔 싱글 'I wonder if I take you home'이 댄스 차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한 것이 좋은 예다. 이러한 음악적 성격은 대표곡 'Head to toe'나 'Lost in emotion', 'Can you feel the beat(69위)'같은 노래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1985년에 나온 처녀작 <Lisa Lisa & Cult Jam With Full Force>에서는 'I wonder if I take you home' 외에도 발라드 넘버 'All cried out'이 1986년 싱글 차트 8위에 오르면서 곧 다가올 스타덤에 대비한 예행 연습을 갖는데 이 트랙은 1997년 흑인 여성 보컬 그룹 얼루어(Allure)가 112와 함께 커버해 다시 한번 탑 텐에 입적되기도 했다.
1987년에 발표된 <Spanish Fly>에서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Head to toe'와 'Lost in emotion'이 사이좋게 정상을 탈환하면서 이 LP도 전작처럼 플래티넘을 기록했지만 1989년과 1991년에 연이어 나온 <Straight To The Sky>와 <Straight Outta Hell''s Kitchen>에서 싱글로 크게 어필한 곡 없이 댄스와 흑인 음악 차트에서만 미지근한 성적을 거뒀다.
이렇게 마지막 2장의 앨범들이 대중들로부터 외면을 당하자 프론트 우먼 리사 리사는 3인조 트리오를 2인조 듀오로 만들면서 솔로를 선언하지만 그녀와 밴드 모두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사 리사의 목소리는 앙칼지면서도 가늘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귀만으로 듣기엔 부담스럽다. 이렇게 안정치 못한 그녀의 보컬을 멤버들의 펑키(funky)한 연주와 쉽게 접수되는 멜로디 라인, 그리고 풀 포스의 깔끔한 어레인지가 커버하면서 온 몸으로 느끼기에 부담없는 댄스 음악으로 포장해 전 세계를 춤바다로 침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