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a Stansfield (리사 스탠스필드)
1990년도 히트 싱글 'All around the world'로 소개된 리사 스탠스필드(Lisa Stansfield)는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층이 엷은 백인 여성 리듬 앤 블루스 싱어의 자리를 풍요롭게 한 영국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다. 그녀는 1980년대에 활동한 티나 마리(Teena Marie), 테일러 데인(Taylor Dayne), 알리슨 모이엣(Alison Moyet)처럼 끈적끈적하고 짙은 리듬 앤 블루스 창법을 구사함으로써 흑과 백의 작은 통합을 이룩했다.
1988년 'Jackie(54위)'라는 싱글로 빌보드 싱글 차트에도 자신들의 명함을 제시한 바 있는 댄스 팝 그룹 더 블루 존(The Blue Zone)에서 리드 보컬을 담당했던 스탠스필드는 작곡 파트너인 이안 디바니(Ian Devaney), 앤디 모리스(Andy Morris)와 함께 솔로 음반 <Affection>을 1989년에 공개하면서 화려한 독립을 시작했다. 첫 싱글 'All around the world'가 빌보드 차트 3위까지 오르면서 상업적인 성공과 함께 평단 측으로부터도 훌륭한 가창력을 소유한 여가수란 호평도 얻었다. 이어진 싱글 'You can't deny it(14위)'와 'This is the right time(21위)'도 준히트를 기록하자 그녀의 미래는 밝았으며 두 번째 앨범에 대한 기대도 커져갔다.
그러나 1991년에 공개된 2집 <Real Love>는 'Change(27위)'와 'All woman(56위)'만이 미미한 반응을 얻는데 그쳤고, 1993년의 <So Natural>에서는 단 한 곡의 싱글 히트곡도 배출하지 못하자 그녀의 이름은 꺼져가는 촛불의 연소처럼 우리의 뇌리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허나 소울 디스코의 황제 배리 화이트(Barry White)의 원곡 'Never, Never gonna give you up(74위)'을 수록한 <Lisa Stansfield>로 1997년에 담담하게 복귀한 이 미녀 가수는 2001년에도 새로운 앨범 <Face Up>을 공개해 음악 팬들의 마음에 되살아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탈리아의 명배우 소피아 로렌의 외모를 닮아 가는 리사 스탠스필드는 1965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청소년 시절부터 그녀를 사로잡은 것은 1970년대 미국에서 번창했던 소울 디스코 같은 흑인 음악과 1980년대 영국의 클럽가를 휩쓸었던 댄스뮤직이었다. 바로 이 두 요소가 리사 스탠스필드의 음악 기초가 되는 핵심 재료이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에는 흑인 음악의 열정과 댄스 음악의 세련된 흥겨움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