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Ritenour (리 릿나워) "진정한 작곡가는 매일 곡을 쓴다. 하지만 그들은 연주인은 아니다. 만일 네가 네 연주 스타일을 고수하고 싶다면 매일매일 연습을 해라" 스튜디오 세션맨 출신의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국내에서는 발음이 '리 리트너'로 굳어졌다)는 깔끔하고 세련된 기품이 느껴지는 연주자이다. 자신의 라이벌이기도 한 재즈 기타리스트 레리 칼튼(Larry Carlton)과 더불어 탁월한 연주기량을 지닌 리 릿나워는 블루스와 라틴 음악의 영향이 느껴지는 대중적인 재즈 연주를 들려줬다. 그는 어쿠스틱 기타를 비롯하여 일렉트릭 기타, 그리고 신디엑스라는 신디사이저를 장착한 채로 기타 연주를 하는 기타맨으로 뒤어난 기량을 발휘한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이다.
1952년 1월 1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리 릿나워는 스파르타식 영재교육을 받아 어릴때부터 화제가 되었다. 5살 때부터 듀크 밀러 밑에서 기타를 배운 리 릿나워는 영재교육을 받은 만큼 기타 데뷔도 놀랄만큼 빠르다. 10살때 정식 기타 연주를 배웠으며, 13살 때 결혼식장 등에서 돈을 받고 연주하는가 하면 16살 때엔 그룹 Mamas & Papas의 존 필립스와 세션을 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대학에 입학하여 기타를 전공하였다. 당시 그 학교는 조 패스, 크리스토퍼 파크닝 등이 강의를 맡고 있어 그는 더욱 심오한 기타세계를 맛볼 수가 있었다. '기타 비르오투조' 조 패스에게 특별히 사사받은 리 릿나워는 이러한 선생님들 외에도 웨스 몽고메리, 케니 버렐, 찰리 크리스천, 지미 헨드릭스, B.B.킹 등 많은 전 세대 기타리스트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1973년부터 브라질 팝 가수인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의 백업 밴드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차츰 그의 연주 실력이 미국 대중 음악계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 기타 세션맨으로서 활발한 연주 경력을 쌓게 된다. 그는 1주에 평균 15-20회의 기타 세션을 펼칠 정도로 자칭 '일 벌래'였는데, 주디 콜린스, 자니 마티스, 리오 세이어, 허비 행콕, 스탠리 클락 등의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했고, 디스코의 폭발을 가져다 준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의 영화 음악 세션에도 참여해 세션맨으로서 명성을 쌓아 갔다. 캡틴 핑거(Captain Finger)라 불리는 그의 별명은 이런 그의 왕성한 세션 작업에서 생겨났다. 이런 그의 기타 세션은 음악계에서 인정받아 <기타 플레이어>지로부터 1977년, 1978년 2년 연속 최우수 기타리스트로 선정되는 영광도 얻는다. 1975년 에픽(Epic) 레이블과 계약, 이듬해 그의 데뷔작 <First Course>(1976)가 세상에 나온다. 이듬해에 발표된 <Captain Finger>(1977)에선 신디액스(Synthaxe)라는 이름의 기타 신시사이저를 사용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 그의 대표작 'Dolphin's dream'을 통해 음악청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일본 JVC 레코드를 통해 발매된 어쿠스틱 기타 연주 앨범 <Rio>(1979)는 브라질 삼바와 보사노바 음악을 바탕으로 독특한 재즈 퓨전을 선보였다. 펑키한 감각이 돋보이는 'Rio Funk'가 수록된 앨범 <Rio>를 기점으로 리 릿나워의 음악에서 브라질 음악은 이후 그의 음악의 주요 테마로 등장한다. 1980년 일렉트라로 이적하여 제프 포카로, 데이비드 포스터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참여한<Rit>(1981)를 발표, 에릭 탁(Eric Tagg)의 보컬이 곁들어진 팝 성향의 재즈 음악을 선보이며 수록곡 'Is it you'가 빌보드 싱글차트 15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올린다. 대중적인 연주 음악을 표방한 GRP 레이블과 1984년에 계약, 리 릿나워는 본격적인 '브라질 음악순례'를 감행한다. 영화음악가이자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브 그루쉰(Dave Grusin)과 발표한 <Harlequin>(1985)에선 브라질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반 린스(Ivan Linns)를 초청, 브라질 팝의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만끽하게 했다. 앨범 <Harlequin>은 이듬해인 1986년 그래미상 '베스트 컨템포러리 재즈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해 <Earth Run>(1986)을 발표, 키보드주자 그렉 마티슨(Greg Matieson)의 신나는 살사(Salsa)넘버 'Sauce'와 'Water from the moon'을 히트시킨다. 브라질 음악을 향한 그의 관심은 지칠 줄 몰랐다. <Portrait>(1987)에선 이반 린스에 이어 브라질 출신 음악인 자반(Djavan)을 초청, 'Asa'를 히트시켰고, <Rio>에 이어 다시 어쿠스틱 기타 연주로 꾸며진 <Festival>(1988)은 브라질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조아오 보스코(Joao Bosco)가 참여해 수록곡 'Latin lover'로 앨범 차트 156위에 오른다. 리 릿나워와 조아오 보스코와의 작업은 이듬해에 발표된 <Color Rit>(1989)까지 지속된다. 1990년대 들어 리 릿나워의 음악에선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1990년에 발표한 <Stolen Moments>는 그의 음악이 브라질 팝 성향의 재즈 퓨전에서 차츰 자신의 음악뿌리인 블루스로 옮겨간 지점이었다. 그의 '블루스로의 관심'은 웨스 몽고메리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은 1992년 작 <Wes Bound>로 보다 확연해졌다. 1994년에 녹음된 <Larry & Lee>에서 성사된 재즈 기타리스트 래리 칼튼과의 흥미진진한 협연은 두 거목의 기량이 십분 발휘되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1990년대 나온 재즈 기타 연주 앨범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7년 라이브 실황 앨범 <Alive in L. A.>는 GRP 레이블에서 발표한 12년의 음악세계를 총결산하는 의미를 지닌, 자신은 물론 팬들에게도 반가운 결실이었다. 솔로 활동과 병행해 1992년부터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가 이끄는 컨템포러리 재즈그룹 포 플레이(Four Play)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한 리 릿나워는 1997년 자신이 설립한 I. E. 레이블을 통해 <This Is Love>를 발표, 한층 물어 익은 기타 연주를 선보이며 근래 그의 작업 중 가장 발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음반사 사장으로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다가 2000년, 그의 절친한 음악 파트너이자 <Harlequin>에서 뛰어난 연주 호흡을 보여준 데이브 그루신과 다시 만나 잔잔한 느낌의 크로스오버 연주 앨범 <Two Worlds>를 내놓았다. 리 릿나워는 솔로앨범 뿐만 아니라 스틸리 댄, 스탠리 클락, 칼리 사이먼, 핑크 플로이드, 스티비 원더, 처 등 숱한 뮤진션들을 세션해 주기도 했다. 그는 현재까지 3,000회가 넘는 세션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잘 팔리는 기타리스트이기도 한 것이다. 리 릿나워는 용모만큼이나 깔끔하고 정갈한 프레이즈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부드럽고 감미로운 기타 톤은 그만의 아이템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운드 메이킹에 있어선 부드러운 감이 있는 오버드라이브 음량을 만들며 컴프레서에 의해 서스테인을 얻는 경향이 있다. 솔로 애드립의 대부분은 스케일에서보다는 곡 자체의 멜로디컬함에 기반해 프레이즈를 뽑아낸다. 때론 그의 연주가 시(詩)적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