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재즈 드러머 레니 화이트(Lenny White)는 1970년대 칙 코리아(Chick Corea)가 이끌던 재즈 록 밴드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의 멤버로 유명하다.
레니 화이트는 1949년 12월 19일 뉴욕에서 레너드 화이트 3세라는 본명으로 태어났다. 그는 독학으로 드럼을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실력이 향상되어 일찍부터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연주자가 될 수 있었다.
1968년 재즈 뮤지션 재키 맥린(Jackie McLean)과 작업하기도 하였으나, 명실공히 재즈계에서 그가 실력을 인정받게 되는 결정적 배경은 마일즈 데이비스의 1969년 걸작 [Bitches Brew]에서 세션으로 참여하게 되면서부터 드러머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어서 프레디 허바드(Freddie Hubbard), 조 헨더슨(Joe Henderson), 우디 쇼우(Woody Shaw), 가토 바비에리(Gato Barbieri), 길 에반스(Gil Evans), 스탠리 클락(Stanley Clarke), 스탄 게츠(Stan Getz) 등 수많은 명 연주자들의 음반에 참여하며 젊은 나이에 잘 나가는 세션 드러머의 대열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1973년부터 3년간 또 한번 위대한 퓨전 밴드로 기록되는 리턴 투 포에버에서 연주 활동을 이어가며 드러머로서 최전성기를 구가하기에 이른다.
1976년 음반 [Romantic Warrior]를 끝으로 밴드에서 나온 뒤, 곧바로 첫 솔로 앨범 [Venusian Summer]를 발표하면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명 베이시스트 마커스 밀러와 함께 1980년대 후반 자메이카 보이스(Jamaica Boys)라는 팀을 이끌었으며, 이후에도 그의 퓨전 프로젝트는 계속됐다.
레니 화이트는 손목 스넵을 잘 활용하는 유연성과 노련미를 지니 드러머로, 연주 곳곳에서 이런 면을 들을 수 있다. 스틱 컨트롤이 뛰어나 비트를 잘게 쪼개며 현란한 리듬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명 드러머임에도 실제 스테이지액션 시에는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의 연주를 펼쳐 보인 이들에겐 박진감이 약해 보일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의 액센트와 유연한 필 인 등은 동료 드러머들조차도 부러워 하는 것이다.
레니 화이트는 존 콜트레인과 마일즈 데이비스, 엘빈 존스 등의 선배들로부터 음악적 영감을 받았으며,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