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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27 19:21
Morcheeba (모치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28  



Morcheeba (모치바)
 

 
모치바는 포티셰드나 트리키와 비슷한 계열의 음악을 하는 트립합 밴드로 알려졌지만, 멤버들은 이들의 아류로 취급받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폴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를 트립합이라는 한계로 가두지 말라. 무엇보다 우리는 싱어고 작곡가다. 우리의 작업은 일단 어쿠스틱 기타를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그 다음에 비트를 얹는다. 어쿠스틱 기타로 작업을 해야만 우리 스스로도 그 음악을 믿을 수 있다. 만약 우리의 음악에서 기타를 배제한다면 그것은 결코 하나의 곡이 아니다. 우리 음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60년대의 록이다."

모치바의 시작은 폴과 로스(두 사람은 형제사이다.)가 믹 재거(Mick Jagger)와 제임스 폭스(James Fox)가 주연하고 니콜라스 뢰그(Nicholas Roeg)가 감독한 [Performance]라는 영화를 본 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어둠과 뒤틀린 감정의 표출'에 충격 받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 충격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하면서 시작된다.

폴은 앞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60년대 음악이야말로 진정 음악 속에 자유가 넘쳐흐르던, 음악의 전성기라고 생각했고 결국 60년대의 음악은 현재의 음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으로 60년대의 음악에 빠져들었다. 폴과 로스는 자신들의 음악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드러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여기저기 기회가 닿는 대로 멤버를 구하려했다. 이 두 사람이 일년 반쯤 전에 어느 파티에 갔을 때 스카이(Skye)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스카이와 당장 그룹을 결성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스카이는 동런던의 스트라포드에서 태어났는데, 어렸을 때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 런던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한다. 하지만 한때 로열 앨버트 홀에서 퍼커션 주자로 활동하던 경력이 있었고, 이것은 패션으로는 자신의 인생에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과 맞물리며 음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기타를 잡고 작곡을 시작했다. 그후 소울그룹인 플라이트랩(Flytrap)에 가입하기도 했다. 그녀 역시 폴과 로스처럼 그 운명의 파티장에 가게 되었고, 결국 서로 뜻이 맞았기 때문에 모치바는 시작될 수 있었다.

모치바의 사운드를 규정하는 한 축인 60년대 음악은 데뷔앨범 [Who Can You Trust]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난다. 'Enjoy The Wait'에서는 10CC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고, 'Tape Loop'는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이 이끌던 펑카델릭(Funkadelic)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앨범에는 애시드 재즈 풍의 'End Theme'라는 곡도 있다.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Triger Hippie'로,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의 사운드와 라이 쿠더(Ry Cooder)의 슬라이드 기타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충격적인 곡이다.

온갖 낯선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이 앨범은 처음에는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겠지만 자주 들을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것은 모치바의 음악 속에 60년대의 펑키(Funky)정신이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말해둘 것이 있다. 이들은 카피밴드가 아니다. 자신의 영향을 받은 사운드에 전혀 새로운 사운드를 덧입힌 것이다. 카피 밴드로는 이 시기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모치바는 과거의 음악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 창조해낸 새로운 음악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