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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27 19:23
Motels (모텔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20  



Motels (모텔스)

 

 
대중들을 위해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 다른 뮤지션들의 그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그 수많은 선후배들과 동료들과의 선의의 경쟁에서 자신들만의 개성을 구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분 하에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여성을 보컬리스트를 내세운 혼성 록밴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1973년 캘리포니아에서 착공된 모텔스(Motels)도 마사 데이비스(Martha Davis)라는 대단한 여성을 그룹의 지도자로 내세운 혼성 5인조다. 제프 조라드(Jeff Jourard/기타), 브라이언 글래스콕(Brian Glascock/드럼), 마이클 굳로(Michael Goodroe/베이스), 마틴 조라드(Martin Jourard/키보드, 색소폰)는 카리스마 넘치는 마사를 보좌하는 동시에 작곡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병행했다.

1970년대의 대부분을 클럽에서 보낸 '모텔 직원들'은 1979년 뉴웨이브, 펑크, 팝록, 블루스, 브로드웨이 뮤지컬 등이 혼합된 데뷔 앨범 <Motels>를 공개했다. 1970년대 후반 디스코와 흥겨운 팝/록이 '인생은 즐거워'라고 설파하고 다닐 때 이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고요한 외침을 읊조렸다.

대다수 미국 웨스트 코스트 지역 출신 뮤지션들의 음악은 상당히 밝고 경쾌하지만 모텔스의 노래들은 멜로딕 하지만 전체적으로 불길한 분위기와 서부 지역의 어두운 면을 골라 집요하게 파고든 꼬인 가사로 대중(大衆)보다는 소중(小衆)들에게 먼저 어필했다.

이 점은 로스앤젤레스가 탄생시킨 위대한 밴드 도어스(Doors)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 밴드는 뉴욕 출신의 뉴웨이브, 펑크 그룹 블론디(Blondie)다. 밴드 구성이나 음악 성향은 다분히 블론디적이다.

1집과 2집이 실패하자 1982년에 발표한 3번째 음반 <All 4 One>은 전작들보다 확실히 고분고분해졌다. 이 음반들서부터 포스트 펑크 요소는 거세되고 본격적인 뉴웨이브 팝/록 밴드의 깃발을 내걸면서 이들 최초의 히트곡 'Only the lonely(9위)'를 배출했다. 그 정점에 오른 앨범이 1983년 'Suddenly last summer(9위)'와 'Remember the night(36위)'를 잉태한 <Little Robbers>와 'Shock(84위)'와 'Shame(21위)'가 수록된 1985년도 음반 <Shame>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뉴웨이브 음악이 침몰하고 있었음에도 이들은 이전의 스타일을 고집하면서 마지막이 되는 음반 <Policy>를 1987년에 발표했지만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고, 이러한 결과는 밴드의 해산을 야기했다. 그러나 미련이 남아 있던 마사는 1998년 새로운 직원들을 규합해 새로운 모텔스를 재건축하는 모험을 감행했지만 아직까진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86년의 영화 <탑 건>의 사랑의 테마 'Take my breath away'는 원래 모텔스가 취입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 졌지만 이들이 연주한 데모 테이프를 들고 실망한 음반 제작진들이 이 성공의 열쇠를 뉴웨이브 밴드 베를린(Berlin)에게 넘겼다. 모텔스로서는 굴러 들어온 복 덩어리를 스스로 거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