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ive Attack (매시브 어택)
영국의 브리스톨(Bristol)에서 결성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은 트립합(Trip-hop)의 선구자적인 위치에 있는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밴드였다. 힙합 리듬과 소울풀한 멜로디, 사운드 이펙트, 샘플링, 싱코페이션(Syncopation) 등을 이용하여 음울한 관능미와 최면에 걸린 듯한 몽롱한 사운드를 구사한 이들은, 고향인 브리스톨을 90년대 초반의 씨애틀(Seattle)같은 음악의 메카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밴드의 전신인 와일드 번치(Wild Bunch)를 그만두고 나온 머시룸 바울스(Mushroom Vowles)와 대디 지 마샬(Daddy G Marshall)은 1987년 만화가였던 3D(로버트 델 나자, Robert Del Naja)와 함께 매시브 어택을 결성하였다. 수년간 다양한 사운드 시스템으로 작업해온 이들은 90년 샤라 넬슨(Shara Nelson)의 관능적인 보컬과 트리키(Tricky)의 랩(Rap)이 가미된 첫 싱글 'Daydreaming'을 시작으로 고전과도 같은 'Unfinished Sympathy'와 'Safe from Harm'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데뷔 앨범 [Blue Lines](91)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비평가들로부터 기술적인 정교함의 극치, 매우 도회적인 가사, 날카로운 비트 등을 들려준다는 칭찬을 받으며 수많은 나라에서 순식간에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앨범 전체에서 들려주는 랩, 풍부한 레게(Reggae), 소울(Soul)이 잘 혼합된 이들의 사운드는 매우 자극적이면서도 세련된 짜임새를 보여주고 있다. 그 후 기억에 남을 만한 몇몇 트랙에 참여했던 넬슨은 솔로 활동을 위해 그룹을 탈퇴했고, 이들은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정책을 지지하는 듯한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밴드명을 매시브(Massive)로 변경하였다.
94년, 이 사건으로 인한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원래의 그룹명인 매시브 어택을 다시 사용하면서 후퍼(Hooper)의 프로듀싱으로 2집 [Protection](94)을 발표한다. 트리키, 니콜렛(Nicolette), 에브리씽 밧 더 걸(Everything But the Girl)의 트레이시 쏜(Tracy Thorn)등 다양한 객원 싱어들이 참여한 이 앨범은 'Karmacoma', 'Sly', 타이틀곡인 'Protection'이 싱글로 발매되었으나 데뷔 앨범의 성공과는 달리 실패하고 말았다. 그후 전 트랙을 매드 프로세서(Mad Professor)와 함께 리믹스하여 [No Protection]이라는 타이틀로 재발매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악명 높을 정도로 오래 지속된 공연 이후, 몇 년 동안 이들의 작업은 마돈나(Madonna)나 가비지(Garbage) 등 다른 아티스트들의 리믹스 작업에 참여하는 것에 국한되었다.
이들은 글래스톤베리 뮤직 페스티발(Glastonberry Music Festival) 참여 홍보를 위해 발표한 EP [Risingson](97)를 시작으로 다시 앨범 작업을 시작하는데, 3집 [Mezzanine](98)에서는 80년대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1, 2집보다도 더 앞선 초기 펑크(Punk)의 특성에 현재의 진보적인 사운드를 융합시켜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였다. 레게(Reggae) 싱어인 호레이스 앤디(Horace Andy)와 콕토 트윈스(Cocteau Twins)의 리사 프레이저(Lisa Fraser), 새로 영입된 사라 제이(Sara Jay)가 보컬을 맡은 이 앨범은 전통 악기를 사용함으로써 전작에 비해 보다 생생하고 유기적인 느낌을 살렸다.
싱글로 발매된 'Teardrop', 'Angel', 'Inertia Creeps' 등은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던 매시브 어택의 모습이 아닐 수도 있으나,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패셔너블한 사운드에 진보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매시브 어택은 현재 98년 가을 그 동안 발표한 11장의 싱글을 모아 싱글 박스 세트로 발매한 것을 마지막으로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여러 가지 트랜드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당시 발표된 매시브 어택의 사운드는 댄스 팝 영역을 새로이 결정짓는 역할을 담당했으며, 수많은 밴드들이 등장한 90년대 댄스 음악계의 선두 밴드로서 인정받았다. 이들은 뒤에 등장한 포티셰드(Portishead)나 스니커 핌스(Sneaker Pimps), 베쓰 오톤(Beth Orton), 트리키(Tricky)와 같은 수많은 트립합 그룹들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닦아 놓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