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deth (메가데스)
80년대 헤비메틀계는 MTV를 토대로 한 상업적인 성공을 보이며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게 된다. 메틀 음악이 대중화되면서 주로 LA 메틀이나 팝 메틀 같은 쉽게 들을 수 있는 사운드의 밴드들이 많은 인기를 누리며 수없이 등장한다.
한편 상업성보다는 하드록 사운드에 기초한 더욱 강렬하고 스피드감 있는, 그래서 다소 시끄럽게도 들릴 수 있는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각광받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스래쉬 메틀(Thrash Metal)이다.
스래쉬 메틀은 기존의 멜로디 라인을 무시한 채 공격적인 금속성 사운드를 몰아붙이며, 맑고 편안한 목소리가 아닌 시종일관 거칠게 내지르는 보컬을 기본으로 하고 가사 또한 사운드에 맞게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소재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초기 시절 본래의 음악적 성향처럼 언더적인 경향을 띠던 스래쉬 메틀(Thrash Metal)은 메탈리카(Metallica) 라고 하는 후일 메틀계의 대명사 격이 되는 거물급 밴드가 등장하면서 대중 속으로 오버화되기 시작한다.
아울러 이에 못지 않은 또 하나의 밴드가 뒤를 이어 등장하며 쌍두마차의 형태로 스래쉬 메틀을 이끌게 되는데, 그 나머지 한 그룹이 바로 메가데스(Megadeth)이다.
초기 시절부터 미묘한 경쟁관계를 이룬 두 밴드는 결국 스래쉬란 장르를 록계의 커다란 역사로 남길 만큼 훌륭한 음악을 선보인다.
이 두 그룹에 있어 반드시 거론되는 인물이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e)이다. 메탈리카 에서 처음 기타리스트로 음악을 시작한 그는 메탈리카 의 초기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나머지 멤버들에게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한 머스테인은 '타도 메탈리카'를 외치며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는데, 그것이 바로 메가데스(Megadeth)이다.
해고를 당한 머스테인은 LA로 떠난다. 그곳에서 자신을 비관하며 술로써 세월을 보내다가 후일 그룹의 베이시스트가 되는 데이비드 엘레프슨(David Ellefson)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둘은 음악적 견해를 같이 하며 새롭게 밴드를 조직할 계획으로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다.
드러머에 Gar Samulson과 기타리스트 크리스 폴란드를 영입하여 4인조의 멤버를 구성하고 공식적인 메가데스의 항로를 열게 된 밴드는 자체 제작한 인디 레이블을 통하여 데뷔작 [Killing is my business...But business is good]을 발표한다.
머스테인에 의하여 주도된 이 앨범은 역시 메탈리카 의 사운드와 흡사한 것이었다. 곳곳에서 녹음상의 미비점을 보인 것은 사실이나, 멤버들의 훌륭한 연주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구성력을 보여주었다.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데뷔 앨범에 힘입어 메이저 레이블인 Capital사와 계약을 맺게 된다. 그후 2집 앨범인 [Peace sells...But who's buying?]을 발표한다.
데뷔 앨범보다 더욱 성숙한 사운드를 보인 이 앨범은 멤버들의 뛰어난 연주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레시브한 면까지 보여준 앨범이었다. 복잡한 기타 리프와 쉴 새 없는 드러밍 연주는 카피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급 연주였다.
그러나 앨범 발표 후 그룹에서 기타와 드럼을 담당하던 크리스와 Gar가 음악적 견해를 달리하여(사실 머스테인의 유별난 성격도 한몫 한 것 같다) 밴드를 떠나게 된다.
이들의 3집 앨범 [So Far, So Good...So What]이 발표된다. 이 앨범에서는 섹스 피스톨즈 의 곡 'Anarchy in the U.K.'를 커버하는 등 전체적으로 펑크의 색깔을 가미하여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메탈리카 의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을 추모한 곡 'In the Darkest Hour'과 같은 명곡이 담겨있기도 하다.
4집 앨범 [Rust in peace..]는 이들 최고의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마티프리드만(Marty Friedman)과 닉 맨자(Nick Menza)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와 드러머가 새롭게 가입하여 만든 앨범으로, 완벽한 연주력뿐만 아니라 탄탄한 구성력의 훌륭한 곡들로 팬들로부터 확고한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이후 밴드의 리더인 머스테인은 또다시 약물과 알콜 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룹 해체설까지 나돌며 크나큰 시련의 기간을 맞기도 했지만, 머스테인의 새로운 다짐으로 재기하게 된다.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한 밴드는 그들의 5집 앨범 [Countdown to Extinction]을 발표한다.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며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오르는 성공을 보인다.
멤버 전원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는 이 앨범은 개인의 뛰어난 역량을 내세우기보다는 멤버들간의 호흡을 중시한 앨범이었다. 'Symphony of destruction', 'Foreclosure of a dream'과 같은 대히트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테인은 또다시 약물에 손을 대고 만다. 이로써 한동안 밴드의 향후 음악 활동에 큰 지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그룹의 나머지 멤버들은 너그럽게 머스테인을 맞이하여 주었다.
그후 영화음악(Last Action Hero)과 컴필레이션 음반(Bevis and Butt-Head Experience)에도 참여한 메가데스(Megadeth)는 94년 6집 앨범 [Youthansia]를 발표한다.
전작이 완벽을 추구한 앨범이었다고 한다면, 이 앨범은 다소 부드러운 사운드와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공격적인 사운드로 쉴 새 없이 몰아붙이던 곡들을 배제한 채 듣기 쉬운 가벼운 곡들 위주의 앨범이었다.
그후 밴드는 영화음악에 참여했던 곡들과 몇몇 트리뷰트 앨범,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했던 곡들을 모아 만든 [Hidden Treasure]라는 비정규 앨범을 발표하기도 한다.
3년간의 공백을 가진 밴드는 97년 7집 앨범 [Cryptic Writings]를 발표한다. 9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거장 밴드들의 잇따른 깜짝 변신(?)에 다소 당황하던 록 팬들은 이들의 새 앨범에 큰 관심을 쏟았다.
다행스럽게도 이 앨범은 그들의 스래쉬 사운드를 유지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곳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보인 것은 사실인데, 군데군데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배어있다든가, 흥겨운 복고풍의 로큰롤 곡을 앞부분에 도입하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과 같이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그들만의 음악적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앨범이었다.
메가데스(Megadeth)는 스래쉬 메틀계에서 결코 메탈리카 에 이은 2인자의 위치에 있는 밴드가 아니다. 그들만의 뚜렷한 색깔의 사운드를 뿜어내며 현재까지 최고의 위치에서 메틀계를 장악해온 제 1의 밴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