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llica (메탈리카)
그들이 만든 Biography에 의하면, 83년 데뷔앨범 [Kill'em All]로 시작해서 그들은 44장의 정규 싱글 앨범과 11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4장의 정규 비디오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들이 발표한 앨범의 양만 보더라도 그들을 최고의 스래쉬 메탈 밴드라고 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며, 만약 그들의 음악을 하나하나 들어보게 된다면 삽시간에 그들의 음악에 홀딱 빠져버릴 지도 모른다.
메탈리카(Metallica)를 80년대에 등장한 최고의 메탈 밴드로 꼽는 데에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그들이 발표한 엄청난 수의 앨범도 있고, 그들이 지금은 하나의 '주도세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들이 스래쉬 메탈에 기여한, '언더그라운드였던 스래쉬를 오버그라운드로 끌어들여, 좀 더 범위를 확대시킨 것' 일 것이다. 결국, 국한된 - 그리하여 '과격하고 폭력적인' 이라는 거죽 하에 선뜻 나서진 못했던 - 스래쉬 메탈이라는 장르에 부여한 대중성의 배후에는 메탈리카의 역할이 지대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의 시작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덴마크 태생의 드러머인 라스 울리히(Lars Ulich)는 L.A로 이주하여 그룹결성에 관한 꿈에 부풀어 있다가, 광고를 통해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 를 만나면서 그 꿈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 둘은, 기타리스트 데이브 머스테인(Dave Mustain)과 론 맥거브니(Ron Mcgervney)를 맞아 4인조 메탈 그룹인 '메탈리카'(Metallica) 를 조직하고 81년 L.A 내에서의 메탈 옴니버스 앨범 [Metal Massacre] 에서 'Hit the Light'라는 곡명으로 참가해 정식 데뷰를 하고, 스위스 출신의 메탈밴드 크로커스(Krokus)의 전미 순회 공연의 오프닝 밴드로 나서 경험을 쌓았다.
82년에 베이스가 클리프 버튼(Kliff Burton)으로 교체되고, 데이브 머스테인이 팀과의 불화로 인해 탈퇴해 자신만의 밴드인 메가데쓰(Megadeth)를 조직하게 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여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면, 혹자는 머스테인이 메탈리카에서 '쫓겨났다' 라는 의견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머스테인의 기타 사운드가 메탈리카식 사운드의 기본을 만들었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메가데쓰에서의 장중하면서도 집요한 프레이즈와, Master of Puppets에서의 기타는 왠지 공통점이 있는것 같다고 보여지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데이브 머스테인의 독창적인 Text이며 메탈리카가 결성될 때 머스테인이 자신의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메탈리카의 음악적인 기초를 만드는 데 공헌한 연유일 것이다.
그럼 왜 불화가 생겼느냐?
아마도 그것은 머스테인 자신이 갖고 있는 넘치는 카리스마 때문이 아니었을까. 헷필드 역시 강력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압도하지만, 머스테인도 그에 뒤지지 않는 - 어떻게 보면, 헷필드를 능가할 수도 있는 -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의견이 다른 두 대가리가 공존할 수 없듯이, 헷필드와 머스테인은 지속적으로 충돌했을 것이고, 비교적 '옹고집'이 아닌 헷필드에게 팀원들은 손을 들어주지 않았을까라는 추정도 가능해진다.
하여간, 머스테인은 메탈리카를 떠나, 메가데스를 조직하며, 머스테인의 후임으로는 커크 해밋(Kirk Hammet)이 가입하게 되고, 메탈리카는 전열을 새로 정비한다.
83년, 메탈리카는 수개월의 레코딩 끝에 자신들의 공식 데뷔 앨범인 [Kill'em All]을 발표하고 전미, 전영국 투어를 성공리에 끝마쳤으며 84년에는 [Ride the Lighting]을, 86년에는 스래쉬 메탈의 역사적 분기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명반 [Master of Puppets]를 발표한다. 이 앨범은, 스래쉬 메탈의 교향시를 방불케 하는 장대한 스케일과 사운드는 이들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으며, 언더그라운드로만 자리잡던 '스래쉬 메탈'이라는 국한된 장르를 대중적으로 만드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계속되는 성공이었지만, 86년 9월 27일 투어 버스의 전복으로 베이시스트인 클립 버튼이 사망하게 된다. 클립의 후임으로는 제이슨 뉴스테드(Jason Newsted)가 가입하였으며 88년 [...And justice for all]을 발표하고 91년 밴드명과 동일한 [Metallica]를 발표한다. 이 시점부터 메탈리카는 상당히 파퓰러한 이미지로 조금씩 변모하게 되는데 이전 음반에서 발표했던 'One'을 시작으로, 'Unforggiven'이라던가 'sad but true'와 같은 스래쉬 메탈 발라드 넘버는 메탈팬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랑을 받을 정도였으니.
얼터너티브 락과, 모던락이 판치는 95년 메탈리카는 자신의 음악적인 방향을 약간 수정하여 다소 팝적인 이미지와 얼터너티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는 [Lord]를 발표하는데, 이 음반은 '메탈리카식 얼터너티브' 라는 팬들의 비아냥을 샀다. - 실패했단 말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 그 이후 97년에는 다시금 스래쉬로 돌아오는 듯, 그간의 자신의 음악적 성향을 모조리 혼합해 [Reload]를 발표한다. 전작의 '후속'편인 것처럼 보여지는 앨범 제목은 아마도, 전작에서 맛본 쓴잔을 만회하려는 뜻으로 보여진다..
98년엔 부틀렉과 cover version, 라이브, 리믹스 등을 모아서 더블앨범인 [Garage Inc.]를 발표하고 열심히 활동 중이다.
메탈리카는 굉장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고유한 스래쉬 어법을 만들어낸 밴드이다. 또한 다운피킹(Down Picking)에 의한 묵직한 메탈 리듬을 바탕으로 공격적이며 장중한 사운드를 창출해 내었다.
또, 이들의 특색은 라스 울리히의 드럼 필 인 방식 - 시간차를 두며 서서히 긴장감을 연출한다거나, 갑작스럽게 투베이스를 두드린다거나 리듬 브레이크가 교묘하게 걸리는 엇박 등을 조화롭게 연주하는 것 - 인데, 이로써 투베이스 드럼과 스피드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스래쉬 메탈에서 한층 심화된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였다.
그 밖에도 풍부한 악상, 지루하지 않으며 숨막히는 악곡 구성, 빈틈없는 팀웍 등 이들이 창출해낸 '메탈리카식' 메탈 랭귀지는 상당히 많다.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팝적인 멜로디와 발라드, 얼터너티브까지 수용하는 적극성을 보이며 대중적인 인기를 크게 얻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점으로 판단한다면 메탈리카는 결코 '정통 스래쉬 메탈 밴드' 는 아니다. 그러나, 스래쉬적인 비트를 팝과 록으로 다듬어 지지층을 넓힌 이들의 공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