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Big (미스터 빅)
어쿠스틱 히트 넘버 'To be with you'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던 미스터 빅(Mr. Big)은 폴 길버트(Paul Gilbert), 빌리 시언(Billy Sheehan)이라는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이 선사하는 헤비메탈 사운드로 큰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그룹이다.
미스터 빅은 보컬에 에릭 마틴(Eric Martin, 1960년 뉴욕), 기타에 폴 길버트(1966년 일리노이), 베이스에 빌리 시언(1955년 뉴욕), 드럼에 팻 토피(Pat Torpey)의 라인업으로 1988년 결성되었다.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헤비메탈 뮤지션으로 대접받고 있었던 만큼 이들의 결합은 결합 당시부터 큰 관심과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베이스 주자인 빌리 시언은 밴드 탈라스(Talas)와 데이비드 리 로스(David Lee Roth) 밴드에서 활약하며 당대 최고의 베이스 테크니션으로 추앙 받고 있었으며, 기타리스트인 폴 길버트(Paul Gilbert)는 레이서 엑스(Racer-X)에서 활약하며 가장 빠른 피킹을 구사한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는 테크니션이었다. 이 두 명의 강력한 카리스마말고도 드러머인 팻 토피(Pat Torpey)역시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와 임펠리테리(Impellitteri)의 세션을 거친 실력파 뮤지션이었으며 이전 경력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보컬리스트인 에릭 마틴(Eric Martin) 역시 독일과 미국에서 그룹 활동과 솔로 활동을 모두 거친 당대 최고의 보컬로 손색이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 말로 수퍼 밴드(Super-Band)의 출현이었다.
1989년 데뷔 앨범인 <Mr. Big>을 발표하였고 관심에 보답하기라도 하듯 두 명의 거물급 테크니션들은 자신들의 실력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앨범에서 'Addicted to that rush'가 히트를 기록했으며, 'Take a walk, blame it on my youth' 등의 곡이 주목받으며 앨범도 큰 사랑을 받았다.
데뷔가 성공적일 수 있었던 요인은 최고의 뮤지션들이 모인 원인도 크지만 헤비메탈의 강렬함과 대중성 있는 사운드를 적절히 조화시킨 특유의 성향 또한 이들의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정통 헤비메틀 테크니션들인 이들이 LA메탈 계열의 대중성을 흡수한 이상 이들의 성공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1991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 <Lean Into It>은 전작의 성공이 얼마나 초라한 것이었는가를 보여줄 정도의 대단한 성공이었다. 전작의 성공에서 힌트를 얻은 듯 이들은 어쿠스틱 발라드 곡인 'To be with you'를 앨범에 수록했고, 드릴링 주법이라는 독특한 주법을 선보이며 메탈 밴드로서의 강렬한 모습도 함께 담아 내었다. 대중성과 음악성 양 측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이 앨범에서는 드릴링 주법의 'Daddy, brother, lover, little Boy', 블루스 리듬을 헤비메탈 사운드로 담아낸 'Road to ruin'등 거의 전 곡이 사랑 받았으며, 어쿠스틱 발라드 곡인 'To be with you'는 빌보드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팝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동시대 히트 곡인 익스트림(Extreme)의 'More than words'와 함께 아직까지도 가장 사랑 받는 어쿠스틱 넘버로 자리하고 있다.
'To be with you'의 대 성공 이후 이들은 발라드 성향의 곡들에 좀 더 큰 비중을 두기 시작한다. 1993년작 <Bump Ahead>에서는 캣 스티븐스(Cat Stevens)의 1970년도 히트 앨범 <Tea For The Tillerman>에 수록되어 있는 'Wild world'를 리메이크 하여 인기를 누렸으며 역시 발라드 성향이 강한 'Aint seen love like that'과 같은 곡이 사랑 받았다. 이 앨범에는 자신들의 그룹 이름과 같은 'Mr. Big'이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곡은 1970년 발표된 프리(Free)의 곡으로 이들이 그룹명을 지을 때 영감을 주었던, 그룹의 시작 때부터 이들과 큰 인연을 맺고 있었던 곡이기도 하다.
발라드 성향의 히트 곡들을 내놓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된 이들은 이미 두 차례에 걸친 한국 공연을 벌이며 한국 팬들의 각별한 사랑에 보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록씬의 흐름이 뒤바뀌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이들의 인기는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꾸준한 공연 활동을 펼치면서 간간이 라이브 앨범을 내놓는 등 인기 메탈 밴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던 이들이지만 1996년 발표한 <Hey Man>에서 이들은 지난 자신들의 음악 스타일을 고수했고, 이미 새로운 음악에 귀를 빼앗긴 대중들은 이들의 음악을 외면했다.
오랫동안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이들에게 이 앨범의 실패는 각 멤버들에게 그룹 활동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결국 각 멤버들은 나름대로의 솔로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폴 길버트는 원맨 밴드 형식으로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으며, 빌리 시언 역시 키보디스트인 존 노벨로(John Novello), 재즈 드러머인 데니스 챔버스(Dennis Chambers)와 함께 나이어신(Niacin)이라는 인스트루멘틀 트리오를 결성하여 자신의 음악적 욕구를 채워나가게 된다. 에릭 마틴(Eric Martin)과 팻 토피(Pet Topey) 역시 큰 호응을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각자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고, 그룹의 결속력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
1998년 결국 그룹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폴 길버트가 탈퇴를 선언한다. 그의 탈퇴는 멤버간의 불화라기보다는 그가 하고자 하는 음악과 그룹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이야기되어지는데 그와 나머지 멤버들은 아직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폴은 자신의 테크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좀 더 스피드감 있는 음악을 준비하고 있다.
폴이 빠진 자리에 포이즌(Poison)에서 활약했던 기타리스트 리치 코첸(Richie Kotzen)을 맞아들인 이들은 2000년 <Get over It>을 내놓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많은 팬들이 폴의 빈자리를 아쉬워했고, 이전의 인기를 재현해내지는 못했지만 리치의 기타 또한 그룹의 전체적인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면서 나름대로의 멋진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고, 2000년대 아직도 이들이 건재하고 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