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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25 12:47
Marcus Miller (마커스 밀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600  



Marcus Miller (마커스 밀러)



스튜디오 세션주자로 명성이 자자한 마커스 밀러(Marcus Miller)는 베이스의 거장인 자코 파스토리우스(Jaco Pastorius)와 스탠리 클락(Stanley Clarke)의 등장 이후 재즈 베이시스트 계보를 이으며 베이스 기타 연주의 지존으로 군림해 온 인물이다. 그의 연주는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펑키한 느낌이 완연한 초퍼(Chopper)주법을 이용, 폭발적인 리듬감이 돋보이는 베이스 솔로 연주를 창조해냈다. 20년이 넘도록 명망있는 세션맨이자 작곡가, 그리고 앨범 프로듀서 등의 직함을 달고 전천후 재즈 뮤지션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해 온 흔치않은 음악인인 마커스 밀러는 각종 재즈 전문지로부터 최고의 베이시스트로 선정되는 등 실력은 물론이고 인기면에서도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마커스 밀러는 클라리넷, 키보드, 색소폰, 기타 등 전천후 멀티뮤지션이며 때에 따라서는 싱어로서 노래를 선보이기도 한다.

 

마커스 밀러는 1959년 6월 14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일찍이 고전음악에서 성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악을 올겐으로 연주하며 교회음악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음악에 일찍 눈을 떴다. 10세 때부터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한 마커스 밀러는 사촌인 윈튼 켈리(Wynton Kelly)의 피아노 연주를 경청하면서 재즈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여기에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과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음악을 통해 R&B 사운드에 차츰 매료되었다.

 

13세 때 로컬 밴드의 클라리넷 주자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그 후 색스폰과 올겐을 공부하다가 베이스 기타에 매력을 느껴 지금의 펜더(Fender) 재즈 베이스를 가지고 연습을 해 나간다. 자코 파스토리우스와 스탠리 클락의 연주를 카피해가며 재즈의 화성과 하모니의 기본을 스스로 터득했고, 이내 빠른 두각을 나타내 15살에 프로 베이스 주자로 나선다. 미국 명문 예술 고등학교를 거쳐 퀸스 컬리지(Queen's College)를 다니던 도중 재즈 퓨전 그룹 리턴 투 포에버(Return To Forever)의 드럼 주자인 레니 화이트(Lenny White)의 투어에 참여, 프로 뮤지션의 반열에 오른다.

 

20세가 채 안된 어린 나이에 마커스 밀러는 데이브 그루신(Dave Grusin), 리 릿나워(Lee Ritenour) 등 GRP 레이블 소속 재즈 뮤지션들의 음반에서 화려한 베이스 기타 플레이를 선보이며 차츰 세션맨으로서 입지를 강화해 간다. 리 릿나워의 명반 [Rio](1979)에 수록된 "Rio Funk" 도입부의 통통 튀는 듯한 흥겨운 베이스연주의 주인공이 바로 마커스 밀러였다.

 

이어 텔레비전 쇼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전속밴드 일원으로 활동하던 중 이 쇼에 특별 출연한 알토 색스폰 주자 데이비드 샌본(David Sanborn)을 만나게 된다. 이후 데이비드 샌번은 그를 자신의 앨범 [Voyer](1980)의 녹음과 투어에 참가시키며 마커스 밀러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1981년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으며 그에겐 음악적으로 아버지와도 같은 거장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를 만나 [The Man With The Horn](1981), [We Want Miles](1981), [Star People](1982) 앨범 녹음과 투어에 참여한다. 항상 완벽함을 원했던 마일즈 데이비스와 활동했던 이 시기는 마커스 밀러가 자신의 스타일을 발전시키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 프랭크 시내트라(Frank Sinatra), 루더 밴드로스(Luther Vandross) 등 정상급 가수들의 음반에서 세션활동을 통해 마커스 밀러는 1980년대에도 변함없이 세션맨으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한다. 특히 소울 팝 가수 루더 밴드로스와의 음악적 교분은 주목할만하다. 워너 브라더스사를 통해 발표한 솔로 데뷔앨범 [Suddenly](1983)에서 루더 밴드로스를 세션 보컬로 참가시켰고, 루더 밴드로스도 1985년 그의 앨범 [The Night I Feel In Love]에서 마커스 밀러를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시키며 "Till My Baby Comes Home"과 같은 명작을 남긴다.

 

1986년엔 마일즈 데이비스와 다시 만나 [Tutu]의 프로듀싱과 세션, 작곡에 참여했는데 앨범에 실린 그가 작업에 작곡하거나 편곡한 곡들이 그래미상을 수상하거나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이듬해 1987년에는 자메이카 보이스(Jamaica Boys)를 결성해 셀프 타이틀 앨범 [Jamaica Boys]와 1990년에 [J-Boys]를 발표해, R&B, 레게, 칼립소 등에도 조예가 깊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영화음악앨범 [Siesta](1987)에서 마일즈와 다시 한번 기억에 남을 연주 호흡을 보여주었는데, 이 앨범에서 마커스 밀러는 한낮의 스페인의 나른한 분위기를 몽환적인 음악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영화가 보여주는 비현실적인 영상을 성공적으로 보조해 주며 훌륭한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영화음악 작곡자로도 명성을 얻으며 스파이크 리(Spike Lee) 감독의 <School Daze>와 에디 머피(Eddie Murphy)가 주연한 영화 <부메랑(Boomerang)>의 영화음악에 참여, 그 활동영역을 점차 넓혀갔다.

 

1990년대 들어서도 지칠 줄 모르는 그의 음악여정은 계속된다. 데이비드 샌본이 재즈-힙합(Jazz Hiphop)을 표방하며 내놓은 야심작 [Upfront](1992)에서 다시 한번 데이비드 샌본과 의기투합, 앨범 수록곡 중 6곡의 작곡, 프로듀싱, 세션을 담당하며 데이비드 샌본의 '성공적인 일신'에 기여한다. 그가 프로듀스한 데이비드 샌본의 작품은 두 번이나 그래미 상을 수상하며 두 사람의 오랜 파트너쉽을 만들어주었다. 그가 1990년대 내내 알린 것은 바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였다. 워너 브라더사에서 발표한 [Marcus Miller](1984) 이후 자신의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던 마커스 밀러는 1993년 그의 실질적인 데뷔작 [The Sun Don't Lie](1993)을 일본 빅터(Victor) 레이블을 통해 발표, 펑키한 매력이 넘치는 살벌한 베이스 연주가 중심이 된 신명나는 재즈 퓨전을 들려준다. 이 앨범에서 베이스를 담당한 미커스 밀러의 출중한 연주뿐만 아니라, 마일즈 데이비스, 웨인 쇼터(Wayne Shorter), 데이비드 샌본, 조 샘플(Joe Sample), 레니 화이트(Lenny White) 등 당대의 내노라하는 일급 연주자들이 대거 세션맨으로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마일즈 데이비스와 자코 파스토리우스에게 헌정하는 곡을 작곡, 연주하며 선배 뮤지션에 대한 존경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1995년 앨범 [Tales]는 연주 테크닉에 더해 힙합, 라틴, 아프리카 리듬 등 다양한 음악적 관심을 고루 담아내며 전작을 능가하는 완성도를 보여준다.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던 이 앨범은 흑인 음악에 대한 마커스 밀러의 오마쥬(hommage)가 담긴 작품이자, 음악적 진화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후 몇 년간 투어 등 라이브 활동에 집중하던 그는 1996년 7월부터 10월 사이에 있었던 그의 투어 실황 중 최고의 순간만을 뽑아 모은 라이브 실황 앨범 [Live & More](1997)를 발표하며 음악 팬들을 만족시켰다.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은 2001년, 마커스 밀러는 텔락(Telarc)레이블로 이적, 앨범 [M²]를 내놓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날카로운 베이스 연주를 선사한다. 이미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앨범에는 단골 게스트라고 할 수 있는 리듬기타의 거장 하이람 블록(Hiram Bullock)과 L.A를 기점으로 뛰어난 세션기타리스로 활동하고 있는 폴 잭슨 주니어(Paul Jackson Jr.)가 참여하였고, 색소폰에는 당대 초특급 뮤지션들인 제임스 카터(James Carter), 웨인 쇼터, 케니 가렛(Kenny Garrett), 브랜포드 마살리스(Branford Marsalis), 그리고 펑크의 대명사가 되버린 마세오 파커(Marceo Parker)가 협연해 주었다. 특히 허비 행콕(Herbie Hancock)의 참여는 더욱 이 작품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것이며, 최고의 기교를 자랑하는 비니 콜라이우타(Vinnie Colaiuta)와 푸기 벨(Poogie Bell)이 어우러진 리듬라인은 더욱 이 작품을 빛나게 하는 요소였다. 색소포니스트 그로버 워싱턴 주니어(Grover Washington Jr.)에게 헌정하는 의미의 앨범인 [M²]는 그래미상에서 '베스트 컨템포러리 재즈'부문을 수상했다.

 

이후 2002년에는 마커스 밀러 자신이 그간 연주했던 투어의 베스트를 담은 라이브 부틀렉 앨범을 발표하여 화제를 모았는데, [The Ozell Tapes: The Official Bootleg]이 바로 그것으로 마커스 밀러의 화려한 연주를 만끽할 수 있는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2005년 앨범 [Silver Rain]은 에릭 클랩튼(Eric Clapton)부터 메이시 그래이(Macy Gray), 커크 웰럼(Kirk Whalum), 케니 가렛(Kenny Garrett), 제랄드 알브라이트(Gerald Albright) 등이 참여, 마커스의 자작곡은 물론 에드가 윈터(Edgar Winter), 스티비 원더,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프린스(Prince) 그리고 심지어 베토벤의 고전 "Moonlight Sonata"까지 매우 방대한 레파토리를 선곡, 여기에 새롭고 과감한 해석을 더한 수작이었다. 이 앨범은 발매와 동시 빌보드 재즈 차트 2위에 안착하며 그의 변함없는 명성을 확인시켜주었다. 2007년 마커스 밀러는 [Free]를 발표하였으며, 이 앨범에 몇곡이 추가되고 리믹스/재편집된 미국판 앨범 [Marcus]가 2008년 새로운 앨범 재킷으로 발매되었다.

 

2004년 11월 JVC 재즈페스티벌에 참여하였으며 2007년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마커스 밀러의 음악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마커스는 무엇보다 자신의 음악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의 우위성에 대해 웅변하기를 원하고 있다. 다음 시대로 이어지는 것은 무엇일지, 거기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 그는 그러한 것까지도 세심하게 생각하고 있는 음악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