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xons (닉슨즈)
91년 오클라호마에서 결성된 록 밴드 닉슨즈(Nixons)는 약 18개월 동안 55개 도시에서 324번의 공연을 펼친 전설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라이브 밴드이다.
닉슨즈는 그랜드 올 오프리(Grande Ole Opry)에서 연주를 했고, 버디 화이트 앤 웨스터너즈(Buddy White and The Westerners)라는 컨트리 밴드의 일원이었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자크 말로이(Zac Maloy, 보컬·기타), 리키 브룩수(Ricky Brooks, 베이스), 존 험프리(John Humphrey, 드럼), 제세 데이비스(Jesse Davis, 기타)의 4인조 라인업으로 구성되었다.
94년 독립 레이블에서 발매한 데뷔 앨범 [Halo]로 US 얼터너티브 차트에서 성공을 거둔 닉슨즈는 강력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메이저 레이블인 MCA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게 된다.
[Halo]에 실린 곡 중 7곡을 재녹음하고, 이미 수어사이더 텐던시즈(Suicidal Tendencies)와 프롱(Prong)같은 그룹의 앨범 프로젝트로 명성을 얻고 있는 마크 닷슨(Mark Dodson)의 프로듀싱으로 95년 메이저 데뷔 앨범인 [Foma]를 발표한다.
자크가 좋아하는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의 저서 [Cat's Cradle]에서 따온,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착한 거짓이라는 뜻을 가진 이 앨범은 록과 얼터너티브 라디오 방송에서 인기를 얻은 'Sister'의 히트에 힘입어 골드를 기록한다.
이후 잠시 투어 공연을 중단하고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간 닉슨즈는 리키 브룩스 대신 리키 워킹(Ricky Wolking)을 새 베이시스트로 맞아들여 독창성과 다양성을 추구하게 된다.
97년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인 토비 라이트(Toby Wright)의 작업으로 발표한 메이저 두 번째 앨범 [The Nixons]는 전작의 록 감각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선율이나 가사에 있어 훨씬 성숙하고 실험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12곡 중 'Shine'은 가장 독특하고 이전까지 사용되지 않았던 사운드가 돋보인 트랙으로, 자크의 트렘펫 작업과 노 다웃(No Doubt)의 앨범으로 잘 알려진 가브리엘 맥나이어(Gabrial McNair)의 피아노 연주가 편안한 그루브(groove)의 느낌을 살렸다.
이밖에도 짙은 호소력을 자랑하는 발라드 'December', 숨쉴 틈 없는 빠른 베이스 연주의 'Miss USA', 온갖 격분된 감정들이 환상적인 코러스로 표현된 'Baton Rouge', 록음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Butterfly', 'Screaming Yellow', 소울풀한 'Saving Grace', 업템포의 'Sad Sad Me' 등으로 닉슨즈는 그들의 음악에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적인 변신,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세 번씩이나 밴(van)을 바꿀 정도로 60개가 넘는 도시를 순회하며 격정적인 무대를 연출하는 그들의 공연에 대한 열정이다.
"우리에겐 직업이 없습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죠. 우리가 아는 것이라곤 연주하는 것 뿐이니까요"라는 예전 멤버 리키 브룩스의 농담 섞인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닉슨즈의 공연에는 끝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