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b (오브)
오브(Orb)는 아직까지도 테크노의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존재이다. 현재 오브의 힘은 많이 소진된 상태이지만 과거, 울트라월드 앨범의 파워는 테크노의 다크사이드 오브 더 문으로 견주어질 정도로 거대한 것이었다.
오브는 알렉스 패터슨(Alex Patterson) 원맨이며 작업 때 마다 많은 어시스터들이 동원된다. 유투의 리믹스 작업 등에서 부각되었던 폴 오큰폴드(Paul Oakenfold) 그리고 현재 시스템 세븐으로 독립한 스티브 힐라지(Steve Hillage) 역시 오브 패밀리로서 각각의 작업에서 꾸준히 교제하고 있다.
알렉스 패터슨의 음악세계는 레이브의 물결속에 런던의 애시드 클럽을 전전하던 아마츄어 디제이서부터 출발하였다. 같은 시기에 펑크밴드인 킬링 조크(Killing Joke)의 로디를 했던 이색적인 경력도 있다. 최초에는 지미 코티(Jimmy Cauty)와 함께 작업을 하였으나 코티가 KLF로 전입하면서 알렉스는 동시에 오브를 창조하고 앰비언트 하우스 뮤직의 새장을 열게 된다.
원론적 앰비언트 음악은 바로, 주변환경 같은 음악이다. 음악이 환경처럼 작용하여 인간과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이다. 그러한 순수한 앰비언트 음악은 최소한의 선율과 최소한의 리듬만을 사용하여 듣는 이의 신경을 최대한으로 덜 건드리게 되있으므로 어쩔수 없이 지루하기 마련이다.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앰비언트 시리즈 작품들이 대표적으로 그러하였다. 그러한 이노류의 비트레스(Beatless)한 명상적 앰비언트에 비트를 부가함으로써 활력을 조성했던 테크노 음악이 바로 '앰비언트 하우스(Ambient+House)'이다.
오브의 데뷰작인 <The Orb's Adventures Beyond the Ultraworld>(1991)로 말미암아 앰비언트는 비트가 간섭하지 않는 명상적인 음악에서 적당한 그루브를 형성하는 동력감을 수반한 음악으로 약진한다. 울트라월드 앨범은 그 대작성의 심도있는 작품성 때문에 프로그레시브 하우스라고 진단되기도 하였다. 후속작인 <U.F.Orb>(92)는 울트라월드의 비사이드 같은 앨범으로 오브의 대표싱글인 Blue Rooms이 수록되어있으며 특징적으로 덥(Dub) 스타일이 만개한 앨범이다.
오브의 작품은 상업적으로도 꽤 성공하였다. 독일의 테크노 아티스트인 토마스 휄만(Thomas Fehlmann)과 공동작업한 <Pomme Fritz>(94)는 UK앨범차트 6위에, <Orbvs Terrarvm>(95)은 20위안에 랭크된다. 이러한 테크노 음반의 히트는 그대로 테크노 문화 발달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알렉스 패터슨은 앤디 웨더랠, 다렌 에머슨, 폴 오큰폴드 등을 몰고다니며 화려한 테크노 긱을 자주 벌여 테크노 문화의 확산에 직접 이바지하였고 함께했던 수행 디제이들 역시 현재는 헤비급 디제이들이 되어 트랜스 하우스 씬을 주도하고 있다.
테크노를 단지 땐스로 가볍게 넘길수 없는 이유가 수많은 퓨어 앰비언트와 앰비언트 하우스 작품들에 있다. 특히 오브의 앨범은 테크노 싱글들의 짜깁기 모음식 느낌이 아닌 앨범 전체적으로 감상하면 빛을 발하는 드라마 형식이 강한 음악적 테크노이다. 그것은 좋은 앰비언트 작품들의 공통점이며 퓨처 사운드 오브 런던(FSOL),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글로벌 커뮤니케이션(Global Communication)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오브가 존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