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 Travers (펫 트래버스)
“알콜과 약물중독으로 고생하던 80년대 말엽 난 죽음 직전까지 간 적이 있었다. 그때 내 귓가에 들리던 멜로디 하나가 있었는데
그것은 죽음을 딛고 일어서라는 희망의 노래였다. 지금에 와선 잘 생각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때의 경험은 나를 변하게 했다.
그때부터 나는 사랑의 힘을 믿게 되었다.”
팻 트래버스는 캐나다 출신 기타리스트 가운데 세계적인 주목을 끈 몇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10대부터 기타를 시작하여 곧바로 프로의 세계로 뛰어든 그인 만큼 누구보다 음악계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중의 하나이다. 팻은 76년 경 캐나다에서 런던으로 건너갔다. 보다 큰 음악적인 포부를 펼쳐보기 위해서였다. 그의 야심은 곧 실효를 거두어 얼마 후 셀프 타이틀의 데뷔앨범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77년엔 두 번째 앨범을 완성했다.
78년에 팻은 드러머 타미 앨드릿지를 맞아들여 앨범 [Heat In The Street]을 공개했다. 이후에도 팻은 계속해서 꾸준히 앨범활동을 하며 자신의 기타세계를 전파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 약물과 알콜의 늪에 빠져 약 3년 이상을 폐인처럼 고통 속에서 보내야만 했다. 그런 어두운 과거를 잊고 그가 새로운 출발을 한 것은 90년대로 들어와서이다.
팻은 [Blues Track]을 비롯한 재기작에서 다시 록큰롤과 블루스 기타 플레이어의 길로 되돌아가고 있다. 팻의 그러한 재기에 대하여 음악계에선 ‘인간승리’라는 최고의 수식어를 그의 이름 앞에 달아 주었다. 그만큼 알콜과 약물의 늪에 깊이 빠졌을 때의 그는 구제불능에 가까웠던 것이다. 비록 출신지는 캐나다지만 팻 트래버스의 기타는 개척시대의 거칠고 강인한 미국적 기상이 살아있다. 그는 어떠한 프레이즈에서도 낙천적이고 활기찬 세계관을 보여준 것이다.
초기에 팻은 로이 부캐넌을 뺨치는 자극적인 오버톤의 피킹 하모닉스와 와와페달을 즐겨 사용하는 색채적인 음량의 사운딩을 주무기로 하였다. 하지만 80년대로 들어서며 그러한 사운딩에 약간의 변화가 왔고, 재기한 현재엔 거칠었던 예전과는 달리 부드럽고 따뜻함이 깃든 연주를 펼치고 있다.
하드록 블루스 시대의 기타리스트답게 팻 트레버스는 힘찬 벤딩기술과 민첩한 풀링등 주로 핑거 테크닉을 주체로 하는 가운데 마이너 펜타토닉 블루스적인 진행의 라인을 즐겨 구사한다. 'Snortin’ Whiskey', 'Hooked On Music' 등 전성시절의 작품은 그의 호방하고 거칠며 투박한 기타세계를 잘 보여주는 반면, 'Amenda' 등을 비롯한 90년대에 발표한 곡들에선 따뜻함과 정이 서린 연주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