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ul Raven (폴 레이븐)
포스트 펑크(Post-punk)의 혁신적 집단인 킬링 조크(Killing Joke)가 배출한 또 한명의 걸출한 뮤지션인 폴 레이븐은 1961년 1월 16일 미국 태생으로, 펑크메틀과 인더스트리얼 계열에 있어서는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베이시스트 중의 한명이다. 젊은시절 여러번의 무명밴드를 거쳤던 그는 1983년 킬링조크의 전임 베이시스트였던 유스(Youth)의 빈자리를 메꾸면서 하드코어 펑크씬에 당당히 첫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해 앨범 "Fire Dances"에 참여하면서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정식 등록한 그는 1985년작 "Night Time"이 여러장의 히트싱글을 배출하며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자 그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후 보다 독자적인 사운드를 연출하는데 음악적 공력을 쏟아부었다.
1988년 "Outside the Gate"의 실패와 멤버간의 불화로 잠시 밴드를 등졌던 폴은 2년 후 다시 복귀, 킬링 조크의 두번째 전성기의 첨병 역할을 했으나 팀원들간의 반복되는 갈등으로 1992년 마침내 길고 길었던 킬링조크와의 동거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듬해 스래쉬 펑크메틀의 태두 프롱(Prong)에 합류한 폴은 '메탈' 베이시스트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펑크음악을 기조로 한 연주스타일 덕에 그는 여전히 변칙적이기만 하던 프롱의 리듬파트를 한결 심플하고 현대적인 컬러로 탈바꿈시켜 밴드를 일약 메인스트림 스타로 이끌었다.
메틀계의 명 프로듀서 테리 데이트(Terry Date)와 함께 프롱의 전성기를 합작해냈던 폴 레이븐은 이후 인더스트리얼로의 변화를 꾀하던 밴드의 음악성에도 훌륭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팀의 잠정적인 해산으로 다시 홀몸이 되었다. 1998년 X-Japan출신의 기타리스트 히데(Hide)가 중심이 된 프로젝트 밴드 "Zilch"에 깜짝 합류하여 국내 메탈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했던 그는 지금 현재도 변함없이 인더스트리얼/펑크 계열의 뮤지션들과 조우하며 음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페르난데스(Fernandez)사의 베이스기타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 프롱 시절의 동료였던 테드 파슨스(Ted Parsons)가 재적하고 있는 갓플레쉬(Godflesh)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