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ggy Lee (페기 리)
페기 리(Peggy Lee)는 성량이 그다지 크지 않고 즉흥적인 표현에 능숙한 가수는 아니었지만,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호소력 넘치는 노래를 들려주었다.
북유럽 혈통의 페기는 어린 시절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가 4세가 되었을 때 어머니가 사망했으며 이후 계모와의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곤 했다. 그녀는 음주벽에 빠진 아버지 대신 일을 해야만 했다.
이러한 힘든 세월을 겪으면서도 페기는 자주 노래 연습을 하였으며 지역의 라디오 방송국에 출현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이 방송국의 매니저로부터 페기 리라는 이름을 받았다.
시카고로 이주한 그녀는 1941년 더 포 오브 어스(The Four of Us)라는 보컬 그룹의 멤버가 되었다. 페기의 노래를 들은 멜 파웰(Mel Powell)은 그녀를 베니 굿맨(Benny Goodman)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그녀는 베니 굿맨의 밴드에 가입하게 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에 나온 'Elmer's Tune'은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
베니와 함께 하여 인기를 얻은 곡들 중에는 'How Deep Is The Ocean?', 'How Long Has This Been Going On?', 'My Old Flame', 'Why Don't You Do Right?' 등이 있다. 후에 페기는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바버(Dave Barbour)와 결혼하였다.
1943년 베니의 밴드를 떠난 그녀는 전보다 더욱 성공적인 작품들을 발매하였는데 유명한 곡인 'That Old Feeling' 이외에도 데이브와 함께 쓴 'It's A Good Day', 'Don't Know Enough about You', 'Manana'가 히트하였다.
1950년대에는 캐피톨 레코드사(Capitol Records)에서 많은 레코딩을 하였으며, 데이브에 의해 편곡되고 지휘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하는 그녀의 음악적 특성은 1952년 이들이 이혼에 이를 때까지 이어졌다.
그녀의 1958년의 히트곡 'Fever' 역시 데이브와의 공동작업으로 이룬 곡이었다. 1953년에 나온 [Black Coffee] 앨범은 특히 유명하였다.
그녀는 또한 여러 영화에도 출연하였는데 출연 작품으로는 [The Jazz Singer](1953), [Pete Kelly's Blues](1955) 등이 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최우수 여자 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될 정도로 뛰어난 연기 실력을 과시하였다.
1950년대 말 집중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그녀는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에는 광범위한 공연에 전념하였는데 콘서트, 텔레비젼 출현, 레코딩 작업에 이르는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대비되는 섬세하고도 허스키한 목소리는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하는 공연 최대의 흥미거리였다. 그렇지만 수십 년 동안 반복되었던 작업 틀의 고정적인 모습은 관중들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결과로 그녀의 인기는 차차 시들어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녀는 헌신적인 완벽주의자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1980년대에 그녀는 또다시 심각한 건강 악화를 겪게 되었으며 목소리는 점차 힘을 잃어갔다.
1993년 그녀는 길버트 오설리번(Gilbert O'Sullivan)의 앨범 [Sounds of The Loop]에 듀엣으로 참여하였다.
페기 리는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 사라 본(Sarah Vaughan), 베티 카터(Betty Carter)와 함께 가장 위대한 고전적인 보컬리스트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