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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6 11:34
Pixies (픽시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43  


Pixies (픽시스)

 

 
얼터너티브(Alternative)의 뿌리를 찾아 나섰던 경험이 있는 음악팬이라면 누구나 픽시스(Pixies)를 좋아했을 것이다. 아마 어떤 이들은 그 이상의 경외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념적인 목표와 음악적인 측면 모두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펑크였지만, 이들은 골수 펑크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거대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픽시스는 록 매니아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쿨'한 밴드중 하나이다. 커트 코베인의 존경 섞인 언급은 나중으로 미루고도 말이다.


징징거리는 기타 리프, 뜻을 알 수 없는 가사는 그룹을 대표하는 특징이며 이것들은 뛰어난 팝 감각 안에서 완성된다. 그저 물리적으로 각 요소가 평행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3분 남짓한 트랙 속에 융화되어 매우 유기적인 결합을 이룬다. 이렇게 일반적인 팝 팬들의 귀마저도 사로잡을 만한 멜로디와 선율은 블랙 프랜시스(Black Francis)의 내지르는 보컬에 실려서 건조한 듯 하면서도 힘차게 뻗어 나온다. 어쩌면 이런 스트레이트 팝 감각이야말로 픽시스가 이토록 오랜 생명력을 가질 수 있게 했던 일등공신 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했던 주인공은 바로 프론트 맨 블랙 프랜시스이다. 프랜시스의 천부적인 재능은 '록계의 가장 창조적인 뚱보'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했으며, 좀 더 나아가자면 픽시스는 사실상 그의 밴드와 다름이 없었다. 후에 발표한 그의 솔로 앨범들이 증명하고 있다.


1965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태어난 블랙 프랜시스는 1986년에 대학 동기 조이 산티아고(Joey Santiago)와 함께 '짓궂은 요정'이라는 뜻의 픽시스를 결성한다. 얼마 후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And Mary)와 허스커 두(Husker Du)를 동시에 좋아하는 베이시스트'를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통해 팀의 홍일점 킴 딜(Kim Deal)이 들어왔으며, 그녀의 제안으로 드러머 데이빗 러버링(David Lovering)을 영입하면서 밴드는 4인조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영국 인디 레이블의 명가 <4AD>에서 활동하는 동안 밴드는 1987년 EP <Come On Pilgrim>, 1988년 데뷔앨범 <Surfer Rosa>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다. 그룹은 미국 보스톤 출신이었지만 활동 영역과 인기는 주로 영국에 국한되었다. 인디 록계의 명 프로듀서 스티브 알비니(Steve Albini)가 참여한 <Surfer Rosa>는 영국에서는 인디 차트 정상을 차지하였으나, 미국에서는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픽시스는 데뷔작의 성공으로 메이저 레이블 <Elektra>로 이적하였고, 1989년에 <Doolittle>을 발표한다. 'Here comes your man' 'Monkey gone to heaven' 이 모던 록 차트의 10위권 안에 진입하면서 앨범은 첫 베스트 원을 달성했다. 80년대를 대표하는 명반들을 쏟아낸 후에 밴드는 잠시간의 휴지기에 들어갔고, 킴 딜은 스로잉 뮤지즈(Throwing Muses)의 타냐 도넬리(Tanya Donelly)와 함께 브리더스(Breeders)를 결성한다. 이때부터 킴 딜은 팀 내에서 멀어져가기 시작한다.


이후에 1990년 <Bossanova>, 1991년 <Trompe Le Monde>를 내놓았으나 평가가 엇갈렸고, 킴 딜은 그룹에서 완전히 소외되었다. 1993년, 그다지 정력적인 활동을 보이지 못하던 상태에서 멤버들 사이의 마찰이 깊어지자 프랜시스는 BBC 라디오를 통해 공식적으로 픽시스의 해체를 선언했다. 프랜시스는 프랭크 블랙(Frank Black)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솔로 활동을 이어갔고, 킴 딜은 자신의 밴드 브리더스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