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er Sisters (포인터 시스터스)
1984년 봄, 비슷한 시기에 밴 헤일런(Van Halen)의 'Jump(1위)'와 높이뛰기 대결을 벌였던 보컬 그룹 포인터 시스터스(Pointer Sisters). 흑인 자매로 구성된 이들의 'Jump (For my love-3위)'는 형제 밴드 밴 헤일런의 'Jump' 보다 순위는 낮았지만 흥미 있는 경쟁이었다. 음악 팬들은 광고 문구처럼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선택의 즐거움을 누렸다.
1980년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했던 보컬 그룹인 포인터 시스터스는 1971년 미국의 오클랜드에서 출발했다. 원래 포인터(Pointer) 가(家)의 세 자매 보니(Bonnie), 준(June), 아니타(Anita)로 이루어진 1기 포인터 시스터스는 1971년에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엔 보즈 스캑스(Boz Scaggs)나 엘빈 비숍(Elvin Bishop) 같은 가수들의 백보컬을 맡아 준비된 가수로서의 필요충분 조건을 갖추었다.
흑인 자매로 구성된 포인터 시스터스의 역사 중에서 가장 독특한 이력은 1974년에 발표한 싱글 'Fairytale(13위)'로 그래미 최우수 컨트리 그룹 부문을 수상했다는 것이다. 1978년에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작곡한 'Fire'가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상승하자 자신감을 얻은 큰언니 보니 포인터는 곧 솔로로 독립했고 막내 루스(Ruth)가 언니 자리를 대신했다. 이때부터 포인터 시스터스는 인기 그룹으로 도약했다. 'Fire'는 1998년에 베이비페이스(Babyface)와 데스리(Desree)가 함께 불러 소폭의 인기를 얻은 바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이 자매 트리오가 발표한 'He's so shy(3위)', 'Slow hand(2위)', 'Should I do it(13위)', 'American music(16위)', 'I'm so excited(30위)' 등은 대중들에게 포인터 시스터스의 이름을 친숙하게 만들었다. 익숙해진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음반이 1983년 연말에 공개된 <Break Out>이다. 바로 이 앨범에서 'I need you(48위)', 'Automatic(5위)', 'Jump (For my love-3위)'와 지난 1982년에 이어서 재등장한 'I'm so excited(9위)', 에디 머피가 주연한 영화 <비벌리 힐스 컵> 사운드트랙에도 수록된 'Neutron dance(6위)', 그리고 'Baby come and get it(44위)'가 순서대로 인기 차트에 올랐다. 이제 그들의 이름을 모르면 음악 팬이 아니었다. 'Jump (For my love)'는 포인터 자매들에게 그래미 최우수 그룹과 보컬 어레인지 부문의 트로피를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포인터 가문의 영광은 너무 빨리 몰락했다. 1985년에 나온 다음 작품 <Contact>는 팬들과 접속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싱글 'Dare me(11위)'와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영화 <모스코 온 더 허드슨>에 삽입된 'Freedom(59위)'이 마이너 히트를 기록했다. 어려울수록 옛 생각이 난다고 했던가. 예전과 같은 영예를 되찾기 위해 포인터 시스터스는 영화 <비벌리 힐스 컵 2>에 참여해 'Be there(42위)'를 취입했지만 시간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곤 그렇게 잊혀졌다.
지난 2000년 준 포인터는 미국의 연예 전문 TV 프로그램 <엔터테인먼트 투나이트>에 나와 자신이 약물 중독을 극복했다고 밝히면서 다시 루스, 아니타와 함께 포인터 시스터스를 재가동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