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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8 23:00
Regina Spektor (레지나 스펙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44  



Regina Spektor (레지나 스펙터)
 


 
레지나 스펙터는 애니 디프랑코(Ani Difranco)와 피오나 애플(Fiona Apple) 등으로 이어지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계보를 한 차원 다양화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뉴욕 출신의 언더그라운드 스타다. 1980년 2월 18일 구 소련 체제의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그는 음악학교 교수를 지낸 어머니의 영향으로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익혔으며, 서방 세계의 음악에 정통했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비틀즈(Beatles), 퀸(Queen), 무디 블루스(Moody Blues)를 들으며 자라나는 행운을 얻었다. 전통적인 유태인 가정이었던 레지나 일가는 1989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시행된 유태인 이민 허가제를 이용해 그해 오스트리아로 건너갔으며, 이탈리아를 다시 거친 뒤 뉴욕 브롱스(Bronx)에 최종 정착하였다.


고교 및 대학을 모조리 뉴욕의 음악 학교에서 보낸 레지나 스펙터는 2001년 스스로 제작한 "11:11"를 공개하며 조용히 음악씬에 데뷔하였다. 이듬해 두 번째 앨범 "Songs" 역시 같은 방식으로 공개했던 그는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한 뒤 뉴욕의 다운타운가에서 프로가수로서의 실전 경험을 쌓고 있었는데, 포크 뮤직의 반동으로 일컬어지는 통칭 '안티 포크(Anti-folk)'가 이 시기 레지나 스펙터의 주된 음악관을 갖춰주었다. 스트록스(The Strokes), 데이 마잇 비 자이언츠(They Might Be Giants) 등의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하여 만든 2004년작 "Soviet Kitsch"는 메이저 레이블 Sire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거칠던 음악도 이 시기부터 비교적 세련된 형태로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언더그라운드의 디바들이 보여주는 페미니즘적이고 사색적인 일련의 모습들과 달리 레지나 스펙터의 음악에는 포크와 재즈, 팝, 그리고 업템포의 모던락이 두루 어우러지는 여유가 있으며 이는 때때로 생소하고 변칙적인 결과물들을 낳아 뮤지션으로서 레지나 스펙터의 개성을 한층 뚜렷하게 해준다. 실제로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작곡시 포인트를 두는 부분은 음악의 전체적인 색깔보다는 곡 하나하나의 자체적인 개성이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음색 또는 창법의 다변화를 통해 이를 실연해보이는 경우가 많다. 불규칙하고 생소한 가사 역시 레지나 스펙터의 음악을 차별화시켜주는 큰 요소인데, 이는 의외로 뮤지션 본인의 개인적인 경험보다는 고전 문학작품에서 주된 모티베이션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다수의 곡에서 헤밍웨이, 버지니아 울프, 에즈라 파운드, 파스테르낙의 자취를 확인할 수 있다)


2003년 스트록스의 북미 투어에 오프닝 밴드로 동참하면서 대규모 스테이지에 본격 등장했던 레지나는 제이 레노(Jay Leno)의 토크쇼 등 TV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해 메이저 가수로서의 인지도를 찬찬히 높여갔다. 곧이어 미국과 유럽의 단독 투어를 혹독한 일정으로 소화해낸 그녀는 2005년 뉴욕 유태인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레너드 코언(Leonard Cohen)과 마돈나(Madonna)의 곡을 커버하는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2006년 9월에 공개된 두 번째 메이저 정규작 "Begin to Hope"는 전작을 한단계 능가하는 도회적 세련미를 선보여 미국의 유력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으로부터 '포크 락계의 새로운 희망!'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