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Parker Jr. (레이 파커 주니어)
1984년 여름을 강타한 블록버스터 영화 <고스트버스터스>의 주제가 'Ghostbusters'로 전 세계를 평정한 흑인 가수 레이 파커 주니어(Ray Parker Jr.)는 곡 만들기와 부르기는 물론 연주, 제작 등 음악 전반에 걸쳐 팔방미인 적인 재주를 펼친 싱어 송라이터였다.
1954년 5월 1일, 흑인 음악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모타운 레이블이 기둥을 박고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첫 울음을 터뜨린 그는 이러한 주변 환경 때문에 10대 시절부터 모타운에 적을 두고 있는 가수들의 음반에 기타 세션을 제공하면서 나름의 입지를 다져 가고 있었다.
바로 그 당시 레이와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사이에 있었던 일화. 이 범상치 않은 젊은 흑인 기타 연주자의 명성을 익히 들어왔던 위대한 맹인 가수는 레이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새 앨범 <Talking Book>을 위해 기타를 연주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으나 이 젊은이는 이것이 장난 전화인 줄 알고 그냥 끊어 버렸다.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한 스티비는 결국 레이 파커 주니어의 감격에 찬 승낙을 얻었다.
이러한 스티비 원더의 '삼고초려' 덕분에 그의 주가는 상종가를 치기 시작했고 이후 글래디스 나잇 앤 더 핍스(Glady's Knight & The Pips), 루퍼스 앤 샤카칸(Rufus & Chaka Khan), 템테이션스(Temptations), 스피너스(Spinners) 같은 정상급 뮤지션들의 앨범들을 위해 기타 코드를 만졌다.
1970년대 후반, 자기 음악을 하기로 결심한 그는 레이 파커 주니어 & 래이디오(Ray Parker Jr. & Raydio)를 결성해 'Jack and Jill(8위)', 'You can't change that(9위)', 'Two places at the same time(30위)', 'A woman needs love (Just like you do)(4위)'와 같은 인기 곡들을 배출했으며 1982년 <The Other Woman>부터 시작된 그의 솔로 음반은 래이디오 시절의 리듬 앤 블루스 적인 음악보다 훨씬 더 록적이면서 댄서블했다. 'The other woman(4위)'과 'Ghostbusters(1위)', 'I still can't get over loving you(12위)', 'Girls are more fun(34위)' 등의 히트곡들은 당시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로 폭발한 록적인 흑인 음악의 트렌드에 편승한 것이다.
번외 활동으로 뉴 에디션(New Edition)의 1984년 히트곡 'Mr. Telephone man(12위)'을 작곡하기도 한 그는 'Ghostbusters'로 인기의 상승 파도를 타고 있을 때 록큰롤 밴드 휴이 루이스 & 더 뉴스(Huey Lewis & The News)의 리더 휴이 루이스가 그 곡은 자신의 노래 'I want a new drug(6위)'을 표절했다며 소송을 걸어왔다.
이 문제는 법정 밖에서 합의를 보는 선에서 일단락 지어졌지만 레이 파커 주니어로선 최대의 오점으로 남겨진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