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Hot Chili Peppers (레드 핫 칠리 페퍼스)
L.A. 출신의 매력적인 헐리우드 악동들이 모여 1980년대 초반에 결성한 펑크록(funk-rock)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RHCP)는 90년대 빛을 발하기 전까지 수년간 잦은 멤버교체와 마약중독, 외설혐의 등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70년대 후반 페어팩스 고등학교 동창 사이로 만난 밴드의 핵심인 보컬 앤써니 카이디스(Anthony Kiedis)와 이미 밴드 활동 중이던 베이시스트 마이클 '플리' 발자리(Michael 'Flea' Balzary)는 1983년 기타리스트 하이렐 슬로벡(Hillel Slovak), 드러머 잭 아이언스(Jack Irons)와 의기투합하여 RHCP를 결성하고 L.A.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멤버들의 마약중독과 계약문제 등으로 1984년 EMI와의 계약 아래 발표된 이들의 첫 데뷔 앨범인 [Red Hot Chili Peppers]는 새로운 기타리스트 잭 셔먼(Jack Sherman)과 드러머 클리프 마티네즈(Cliff Martinez)와 함께 한 결과였다.
그 후 슬로벡은 죠지 클린턴(George Clinton)이 프로듀싱한 두 번째 앨범 작업에 잠시 참여하게 되는데, 앨범 판매량 자체는 그다지 많지 않았으나 거의 전라의 차림으로 공연을 한다든가 하는 기행으로 인해 언더그라운드에서 점점 명성을 얻어가기 시작한다.
1988년도에는 앨범 [The Uplift Mofo Party]와 비틀즈(Beatles)의 [Abbey Road]를 모방한 EP [Abbey Road]를 발표하는데, 건널목을 건너가는 벌거벗은 네 남자의 사진이 재미있는 앨범이다. 헤로인 과용은 슬로벡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그의 오랜 친구였던 마티네즈도 그 충격으로 결국은 밴드를 떠나게 되었다. (그는 후에 Pearl Jam의 드러머로서 활약한다) 그 후 현재의 드러머인 채드 스미스(Chad Smith)와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트(John Frusciante)가 합류하여 한동안 안정된 라인업으로 왕성한 활동을 계속한다. 이 라인업으로 발표한 EMI에서의 마지막 앨범이자 첫 번째 골드 앨범인 [Mother's Milk]로 인해 이들은 드디어 메인스트림에 들어서게 되었다.
1991년 이들은 릭 루빈(Rick Rubin; Slayer, Danzig 프로듀서)의 프로듀싱으로 2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 유명한 [Blood Sugar Sex Magik]을 발표하였다. 이 앨범은 랩의 성공과 함께 여러 페스티벌과 MTV등 방송매체에 등장하게 되며, 이들은 90년대 초 가장 인기있는 밴드로서의 위치를 확실히 한다.
한편 1993년 투어 도중 견디지 못하고 밴드를 떠난 기타리스트 존은 후에 자신의 솔로앨범을 발표하는 등 자신만의 음악활동을 지속한다. 몇 달 사이에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거쳐간 RHCP는 1994년 Jane's Addiction에서 활동하던 데이브 나바로(Dave Navarro)를 영입, 94 우드스탁(Woodstock) 공연에 참가하고 몇 년만의 정규 앨범인 [One Hot Minute](1995)을 발표하는 등 다시 활발한 활동을 재개하게 된다. 이는 전작인 [Blood Sugar Sex Magik]의 성공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거의 1년 동안이나 줄곧 차트에 등장했고, 96년에는 영화 [Beavis and Butthead]에 삽입된 'Love Rollercoaster'로 no. 1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한다.
1996년 투어를 마친 후 휴식 기간동안 Jane's Addiction의 공연, 앨러니스 모리셋(Alanis Morrissette)의 데뷔 앨범 작업 참여 등 자신만의 음악활동을 해오던 데이브는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인 Spread를 위해서 1998년 결국 밴드를 떠나게 된다.
숱한 해체설에도 불구하고 데이브의 후임으로 존 프루시안트가 5년만에 재합류하여 이들은 초창기 라인업으로 4년의 공백을 깨고 앨범 [Californication]을 1999년 6월에 발표하였다.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더욱 성숙하고 잘 다듬어진 깊이 있는 펑크 록 사운드로 일단은 지금까지 RHCP의 앨범들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