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in Trower (로빈 트라우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발하기 위한 가장 최선의 방법은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이다. 반면 다른 연주인의 음악을 카피하지 말라. 그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만일 앉아서 카피나 하면서 연습만 한다면 정작 여러분이 통과해야할 자신만의 스타일 개발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깊은 울림의 비브라토 주법으로 유명한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로빈 트라우어는 1945년 3월 9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지미 헨드릭스의 연주에 큰 감동을 받은 그는 고교 졸업 후 일류 뮤지션을 꿈꾸며 연습에 열을 올렸다. 그는 영국에 정착하기 전 까지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을 전전하며 찻집과 클럽 지배인, 창문닦이, 공장 노동자 등의 막노동을 해 생계고를 해결해야 했다.
몇몇 그룹을 전전하던 그는 63년 그룹 프로콜 하럼(Procol Harum)의 전신인 더 파라마운츠(The Paramounts)에 가입, 프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파라마운츠는 66년경 그룹명을 프로콜 하럼으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는데, 로빈 트라우어는 여기에서 4장의 앨범녹음을 함께 작업하였다.
프로콜 하럼 탈퇴 후 로빈 트라우어는 ‘Jude'라는 그룹을 조직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해산되고 만다. 결국 그는 72년부터 솔로로 전향해 그 특유의 비브라토 프레이즈를 전면에 내세우며 명 기타리스트로 떠오르게 된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솔로작을 발표해오던 로빈 트라우어는 80년 봄에 빌 로단과 크림 출신의 베이시스트 잭 브루스 등과 함께 트리오 프로젝트 BLT를 만들었다. 그리곤 81년 2월 셀프 타이틀의 데뷔작을 발표하였다.
이후 로빈은 패스포트라는 마이너 레이블로 이적하여 앨범활동을 하다가 다시 메이저 레코드사인 애틀란틱으로 이적해 88년 [Take What You Need]를 발표하였다. 로빈 트라우어는 한 인터뷰에서 ‘일렉트릭 기타는 가장 풍부한 표현을 지닌 악기이고 인간의 목소리 및 사람들이 우는소리에 가장 근접한 악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연주는 이 말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는 블루스 기타리스트이면서도 선이 굵고 풍부한 표정을 지닌 솔로를 통해 가히 압도적인 기타세계를 선사하였다. 흐느껴 우는 듯이 떨어대는 울림 큰 비브라토와 수시로 표정이 바뀌는 다양한 벤딩, 그리고 언제나 특유의 맛을 지닌 정감 어린 프레이즈는 그에게서만 들을 수 있는 세계이다.
로빈 트라우어는 전통적인 블루노트 펜타토닉 플레이어지만 역시 대가답게 음계 진행상 그런 특징을 노출시키기보다는 블루지한 벤딩이나 그외 자신만의 독자적인 어프로치로 감성적인 펜타토닉을 펼친다. 뭐니뭐니해도 그는 비브라토의 일인자이다. 누구나 한번만 들어도 그의 연주를 알 수 있게 끔 그의 비브라토는 강한 흡인력과 호소력을 지녔다.
또한 리듬커팅도 능란해, 여러 형태의 코드배킹을 통해 흥겨운 리듬을 만든다. 그야말로 로빈 트라우어는 핑거 테크닉의 쓰임을 위해선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교과서와도 같은 기타세계를 보여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