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ger Earl (로저 얼)
1949년생인 로저 얼은 락 매니아들 조차도 그 이름을 생소해 하는 드러머다. 하지만 포거트(Foghat)라는 그룹을 떠올리면 "아하~!" 할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소울적이며 펑키한 것과 락 등을 적절하게 혼합해 멋진 사운드를 들려준 바 있는 포거트는 전성기때엔 빌보드 차트에서까지 맹위를 떨친 인기 밴드였다.
하지만 이들을 단순히 팝과 락의 경계선에서 본다면 큰 오산이다. 대표적인 예가 77년에 공개한 두장짜리 라이브 앨범 [Foghat Live]다. 이 앨범을 들어보면 포거트는 당시 그 어떤 하드락 밴드들에 뒤지지 않는 연주력과 파워, 역동성을 지닌 명 그룹이란 걸 알 수 있게 한다. 이 실황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주를 들려주는 것은 로저 얼이다. 그의 드럼이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이 라이브 앨범이 빛을 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는 명연 중의 명연을 펼친다. 특히 베이스 드럼의 압도적인 필 인은 인상적이다.
그의 명연은 포거트 이전 샤보이 브라운에서도 들을 수 있다. 블루스와 하드락을 기점으로 빼어난 사운드를 들려주던 샤보이 브라운의 리듬메이커로서 그는 멤버들의 중심부에 위치했다고 보여진다.( Savoy Brown의 69년 앨범 [Step Further]에선 바이올린을 비롯한 다수의 악기를 맡아 또다른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