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nald Shannon Jackson (로널드 섀넌 잭슨)
드러머이자 밴드리더, 작곡자이기도 한 로널드 섀넌 잭슨은 1940년 1월 12일 텍사스의 포트 워쓰에서 태어났다.
텍사스 하게 되면 석유나 무더운 날씨, 광활한 대자연 등등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결코 재즈하곤 무관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바로 이런 곳에서 프리재즈의 전설적 연주자 오넷 콜맨(Ornette Coleman), 그리고 줄리어스 햄프힐(Julius Hemphill),
드위 레드만(Dewey Redman) 등이 태어났다. 여기에 로널드 섀넌 잭슨까지 합한다면 텍사스란 곳은 결코 재즈와 무관하지 않은 지역인 셈이다.
1960년대 후반 그는 찰스 밍거스 밴드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70년대로 들어서면서 많은 거장들과 연주를 했다. 그는 앨버트 아일러(Albert Ayler), 세실 테일러(Cecil Taylor), 오넷 콜맨 등과 공연 및 레코딩을 한 유일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이 세명은 모두 재즈 역사의 또다른 장을 연 독특한 리듬 탐색으로 주목을 끈 파이오니아들이다.
로널드 섀넌 잭슨의 드럼 세계는 전통적인 재즈 이디엄 이외에 어반 펑크, 아프로-카라비안 리듬 등 여러 스타일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 독특한 혼합이야말로 그가 재즈 드럼사에서 얼마만큼 독자적인 위치에 있나 증명해 준다. 오넷 콜맨의 1975년작 Dancing in Your Head-랜드마크 레이블-를 들어보면 이것을 십분 알 수 있다.
1979년에 그는 데코딩 소사이어티(Decoding Society)를 결성해 Eye on You, Nasty, Barbeque Dog, Mandance 등의 앨범들을 공개해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또한 그러는 과정에 기타리스트 버논 리드(Vernon Reid), 그리고 멜빈 깁스(Melvin Gibbs), 로빈 유뱅크스(Robin Eubanks), 아크바 알리(Akbar Ali), 에릭 피터슨(Eric Person) 등 당대를 앞서가는 연주자들의 음악적 지침으로 자리했다. 데코딩 소사이어티는 헤비메틀과 스윙, 재즈, 아프로 리듬 등 전혀 이질적인 것들끼리 혼합된 유니크한 사운드를 구사함으로써 재즈계에 거대한 쇼크를 주었음은 물론 음악계 전역에 리듬의 다양한 스타일을 제시해 현재까지도 실험적인 선구적 그룹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결코 데코딩 소사이어티 만으론 만족할 수 없던 그는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Bill Frisell) 등과 함께 또하나의 막강한 팀-트리오-인 파워 툴스(Power Tools)를 조직해 색다른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전통적인 형태의 밥 재즈, 스윙, 아프로 리듬, 프리재즈, 거기에 스래쉬메틀 그룹 네이팜 데쓰(Napalm Death)에서 팝 그룹 아바(ABBA)에 이르기까지 실로 수많은 형태를 혼합하고 실험하는 리듬과 형식의 테러리스트! 그러면서도 재즈적 본령-임프로비제이션-에 매우 충실한 드러머, 그가 바로 로널드 섀넌 잭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