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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17 23:09
Soak (소우크)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81  



Soak (소우크)

 

 
1994년 4월 미국 북서부 시애틀의 한 저택에서 '너바나가 싫은' 커트 코베인이 권총으로 세상과 단절을 시도했을 때, 남부 텍사스의 오스틴에서는 '너바나가 좋은' 소우크가 세상 속으로 나왔다.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수많은 너바나의 편린들 중 하나인 소우크는 '어그레시브 얼터너티브(Aggressive Alternative)'로 자신들의 사운드 매커니즘을 정의한다. 너바나의 자양분을 먹고 싹을 틔웠지만, 그런지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소우크의 뮤직 파일은 시애틀의 안개 낀 풍경을 떠올리게 하지 않는다. 인더스트리얼의 테크놀로지부터, 펑크(Funk)의 그루브, 랩 코어의 펌핑, 그리고 헤비메탈의 중압감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면면들을 선사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소우크에게 저장되어 있는 음악적 데이터베이스가 광대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딱히 어떤 장르라고 규정짓기가 애매하고 모호하다.

소우크는 1994년 텍사스의 오스틴에서 제이슨 드미트리(Jason Demetri, 보컬·기타), 히스 맥킨토시(Heath Macintosh, 드럼), 존 모이어(John Moyer, 베이스), 슈가(Sugar, 샘플즈·키보디스트), 칼 부드럭스(Chal Boudreaux, 기타)의 라인업으로 결성된 그룹. 이후 그들은 오스틴을 비롯해, 달라스, 애틀란타 등 인근 지역의 클럽가를 돌며 언더그라운드 밴드로서의 임무 수행을 착실하게 해나갔고, 1995년 DIY 인디 음반 <Omniphonic Globalnova>를 발표했다.

펑크 메탈(Funk Metal) 넘버 'Insulin'이 실려있는 음반은 우연히 동향의 인기 록 밴드 딥 블루 섬싱(Deep Blue Something)의 매니저 폴 너전트(Paul Nugent)의 시선을 잡아끄는 데 성공하여, 소우크를 <인터스코프(Interscope)>라는 거대 레이블의 둥지로 끌어들였다. 오버그라운드에 전격적으로 진입한 그들은 1997년 셀프 타이틀 데뷔 음반을 내놓았다. 필터(Filter)와 리퍼블리카(Republica) 등의 음반 작업으로 유명한 벤 그로세(Ben Grosse)가 프로듀스한 음반은 헤비메탈의 강력함 위에 인더스트리얼 사운드가 더해져 상당히 타이트하고 무거운 사운드를 들려줬다. 첫 싱글 'Me compassionate'와 후렴구가 인상적인 'Shutter gut' 등의 트랙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소우크는 1년 뒤인 1998년 인디 음반과 1집의 주요 곡들과 신곡 'Do it' 등을 포함한 편집 음반 <Flywatt>를 끝으로, 커트 코베인과 너바나의 뒤를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비록 기나긴 록의 히스토리에서 소우크가 차지하는 위치가 미약할 지라도, 너바나가 남긴 항구적인 채널 중 하나였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