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zanne Vega (수잔 베가)
뛰어난 문학적 능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로 80년대 후반에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수잔 베가(Suzanne Vega)는 잊혀져 가는 포크 음악을 부활시켰다는 의미에서 팝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어린 시절 예술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한 수잔은 이후 소설가인 의붓 아버지처럼 문학을 하기 위해 버나드 대학에 입학한다.
그러나 이미 독학으로 기타를 익혀왔고, 레오나르드 코헨(Leonard Cohen)이나 루 리드(Lou Reed)로부터 음악적 영감을 받아온 그녀는 곧 그리니치 빌리지 근처의 카페와 클럽에서 자작곡을 연주하며 본격적인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후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연주실력을 쌓아갔던 수잔은 메이저 레이블의 여러 레코드사에 데모 테이프를 보내지만 모두 거절당한다.
그러던 중 음악관련 잡지에 평론가들이 그녀의 음악을 격찬하는 글이 실리자, A&M 레코드사는 수잔과 계약을 추진하게 되었고, 85년 4월 데뷔 앨범 [Suzanne Vega]가 발매된다.
자작곡으로 이루어진 이 앨범은 기존의 포크와는 다른 뉴 웨이브와 소프트 록적인 느낌마저 가미된 네오 포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수잔은 곧 떠오르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선두에 서게 된다.
'Marlene on the Wall'을 히트시키며 UK 차트 11위에 오른 이 앨범의 후속 앨범 [Solitude Standing](86)은 캐롤 킹(Carole King) 이후 10여 년 넘게 묻혀있던 포크 음악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평가되었다.
특히 아동학대 희생자의 관점에서 쓰여진 'Luke'라는 곡은 관련기관으로부터 많은 상을 수상했으며, 그래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MTV 최우수 여성 비디오(Best Female Video)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90년 수잔은 안톤 산코(Anton Sanko)와 공동으로 제작한 [Days of Open Hand]로 이전보다 조금 더 실험적인 음악을 추구하며 자기 성찰적인 관점으로부터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해 후반, 잘 알려지지 않은 댄스 듀오 DNA가 저작권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Solitude Standing]의 아카펠라 트랙인 'Tom's Diner'를 강한 댄스 비트로 리믹스해 불법 출시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그녀와 레코드사는 이것을 역이용해 91년 'Tom's Diner'을 여러 형태로 편곡하고 R.E.M과 랩퍼 니키 디(Nikki D)가 참여한 기발한 앨범 [Tom's Album]을 발매한다.
92년 [99.9F]를 발표, 이전보다 테크닉적으로 더 혁신적인 사운드를 구사한 그녀는 퍼커션을 많이 사용했고, 좀더 대중적인 팝과 테크노 비트를 가미했다.
이후 국제 사면 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 1961년 설립되었으며 사상·신조 등에 의한 투옥자의 석방 운동을 위한 조직)를 위한 자선공연에 참여하고, 청소년 노동계층을 돕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 수잔은 96년 [Nine Objects of Desire]로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사운드를 구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