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ng Out Sister (스윙 아웃 시스터)
1987년 가을, 그루브한 드럼과 키보드 연주, 그리고 여성 보컬리스트의 짙은 음색으로 귀에 쉽게 접속되는 싱글 'Breakout(6위)'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영국 출신의 3인조 혼성 밴드 스윙 아웃 시스터(Swing Out Sister)의 음악은 재즈와 신스팝, 그리고 약간의 뉴웨이브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장르라고 똑 부러지게 정의하기가 매우 난처하다.
이렇게 재즈를 기반으로 여러 장르가 혼합된 음악을 지향한 아티스트들이 198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샤데이(Sade), 더블(Double), 에브리씽 벗 더 걸(Everything But The Girl), 저니 해이츠 재즈(Johnny Hates Jazz), 심플리 레드(Simply Red), 그리고 폴란드 출신의 여성 바시아(Basia) 등이 스윙 아웃 시스터와 비슷한 부류로 구분될 수 있는 뮤지션들이었다.
스윙 아웃 시스터가 결성된 곳은 특이하게도 브릿팝의 진원지로 꼽히는 공장 지대 맨체스터였다. 잘 알려진 대로 스톤 로지스(Stone Roses)와 해피 먼데이스(Happy Mondays)같은 브릿팝과 레이브 문화의 아지트인 바로 그곳에서 매드체스터(팝과 에시드 하우스, 댄스 리듬이 혼합된 음악을 추구한 맨체스터 출신의 밴드들을 일컫는 단어)와 연관성이 없는 스윙 아웃 시스터가 출현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과 음악 관계자들로부터 육중한 시선을 받았다.
1985년 앤디 코넬(Andy Connell/키보드), 마틴 잭슨(Martin Jackson/드럼), 코린 드루어리(Corinne Drewery/보컬)로 '스윙 아웃 시스터'라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던 이들은 멤버 전원이 재즈 음악에 깊이 심취한 뮤지션들이었기 때문에 신스팝과 재즈가 융화된 그들만의 멜로디를 오선지 위에 그려낼 수 있었다.
처녀작 <It's Better To Travel>에서 'Breakout'과 'Twilight world(31위)'가 히트하면서 고향 동료들인 매드체스터 사단보다 더 빨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프리 재즈적인 즉흥 연주보다는 계산된 혼섹션과 퓨젼 재즈적인 기타 연주를 자주 사용함으로서 상당히 정돈되고 깔끔한 음악을 들려주었으며, 특히 관악기의 빈번한 등장은 필 콜린스(Phil Collins)가 재즈에 접근했던 방법과 일맥상통하는 면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이름처럼 스윙적인 터치를 가미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드러머 마틴은 2집을 발표하기도 전에 탈퇴했고 앤디와 코린이 5장의 정규 앨범을 더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스윙 아웃 시스터를 꾸려 오고 있다. 상업적인 성공에 관계없이 자신이 원했던 길이 아니면 과감히 날개를 접은 마틴과 그런 그를 자유로이 날아갈 수 있도록 새장의 문을 열어 준 코린과 앤디의 너그러움은 영국 대중 음악의 힘이 되는 밑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