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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17 23:16
Sonic Youth (소닉 유스)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71  



Sonic Youth (소닉 유스)

 

 
소닉 유스(Sonic Youth)를 수식하는 가장 흔한 표현은 바로 '노이즈의 미학'이다. 그러나 막상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미(美)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찢어질 듯이 삐꺽거리는 소음과 불규칙하고 억지스러운 피드백은 오히려 아름다움의 여지를 과감히 짓밟아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변칙 조율을 통한 불협화음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변칙 조율이란 이른바 '오픈 튜닝'을 사용하여 개방 현들이 하나의 코드로 화음을 이루게 하는 것인데, 소닉 유스는 고의적으로 불안정한 화음을 만들기 위해 코드를 어지럽혀 놓는다.

그런 이유로 이들의 음악엔 '아방가르드'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록을 해체하고 싶은 충동은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에서 기인한 '반(反) 예술적 예술'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간결한 스리 코드가 아닌 과장된 소음과 의도적인 불협화음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그만큼 지적이며 동시에 전위적이다. 이들이 종종 '펑크 플로이드(Punk Floyd)'라 불리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소닉 유스는 펑크도 뉴 웨이브도 아닌 '노 웨이브(No Wave)'라는 흐름 속에 묶여진다. 이들은 기존의 록 패턴을 자질구레한 노이즈로 뭉개놓았고, 그것은 로우 파이(Lo-Fi) 와 시애틀 그런지, 넓게는 90년대 인디 록 전반에 고스란히 이식되었다. 이들을 빼놓고는 얼터너티브의 생성 과정을 논할 수 없다.

그룹은 1981년 뉴욕의 예술학교에 다니던 서스턴 무어(Thurston Moore, 기타/보컬)와 카렌 카펜터(Karen Carpenter)를 좋아하던 그의 피앙세 킴 고든(Kim Gordon, 베이스/보컬)에 의해 결성되었다. 듀오는 글렌 브랑카(Glenn Branca)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기타 테크닉을 전수 받았고, 역시 그의 밑에 있던 리 레이널도(Lee Ranaldo, 기타)를 맞이하면서 82년 <Sonic Youth> 와 83년 <Cofusion Is Sex>를 발표한다.


85년에 선보인 <Bad Moon Rising>은 'Death valley 69' 라는 곡을 통해 연쇄 살인마 찰스 맨슨에게 경의를 표함으로써 '악마주의'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으며, 다음 앨범인 <Evol>의 녹음 과정에서 스티브 셸리(Steve Shelly, 드럼)가 들어오면서 현재의 라인업이 갖추어졌다. 87년 <Sister>에서 이들의 무모한 실험은 점차 안정된 곡 구조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88년 <Daydream Nation>를 계기로 소닉 유스는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신화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같은 해에 그룹은 치콘느 유스(Ciccone Youth, 치콘느는 마돈나의 본명)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마돈나의 히트 곡을 소닉 유스 식으로 커버한 앨범 <The Whitey Album>를 발표하기도 했다.


90년대로 넘어가면서 메이저 레이블인 <데이빗 게펜 컴퍼니(DGC)>로 이적한 소닉 유스는 당시의 대세였던 그런지 스타일로 변모한다. 90년 <Goo>와 92년 <Dirty>는 일부 비평가와 골수 팬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100%' 'Kool Thing'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밴드는 록 매니아들 사이에서 스타급 유명세를 누리게 된다. <롤링 스톤>은 "실제로 팔린 것보다 훨씬 널리 알려졌다"라고 평했다.


94년에는 가장 정적인 앨범이라고 불리는 <Experimental Jet Set, Trash And No Star>의 발표와 함께 카펜터스(Carpenters)의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If I Were A Carpenter>에 수록된 'Superstar'는 커다란 화제를 일으키며 정규작 못지 않은 히트를 거두었고, 국내에 이들이 알려진 것도 사실은 상당 부분 그 곡에 기인한다.

그룹은 95년 <Washing Machine>을 통해 그런지의 홍수 속에서 완전히 뛰쳐나와 초창기의 전위적인 스타일로 돌아갔고, 98년 <A Thousand Leaves>와 2000년 <NYC Ghosts And Flowers>를 내놓으며 계속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현재 소닉 유스는 시카고 포스트록 씬의 엘리트 브레인 짐 오루크(Jim O'Rourke)와 함께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