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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9 18:55
Saint Etienne (세인트 에티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26  



Saint Etienne (세인트 에티엔)

 

 
프랑스의 지방 도시 이름이자 풋볼 팀 명칭에서 그룹명을 따온 영국 출신의 세인트 에티엔은 멤버들끼리 어느 날 필이 통해 우연히 탄생한 밴드가 아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히 계획되어 세상에 등장한 '프로젝트 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져 시장에 팔려나가는 '상품'과는 다르다.


그들은 1980년대 후반 영국 음악 흐름을 철저히 파악하고 분석하여 1990년대에 브릿 팝의 트렌드 속에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소화시켜 새롭게 건져 올렸다. 그들은 브리티시 전통의 인디 팝과 미국에서 건너와 1980년대 후반부터 싹을 틔우기 시작한 애시드 하우스, 그리고 클럽 댄스를 매우 영리하게 혼합하여 인디와 클럽 신에서 동시에 호평을 받았다. 댄스 음악과 인디의 관계가 불편한 상태에 놓여있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인트 에티엔은 음악 저널리스트 밥 스탠리(Bob Stanley)가 죽마고우 피트 위그스(Pete Wiggs)와 함께 결성한 그룹.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며 선구안을 가지고 인디-댄스의 멋진 어울림을 간파한 스탠리는 1988년 글쓰기로 음악 마당에 한 발짝 떨어져서 응시하는 것을 중단하고, 직접 그 음악 마당에 발을 내딛었다.


1990년 인디 레이블 <헤븐리(Heavenly)>와 계약을 체결한 밴드는 닐 영(Neil Young)의 'Only love can break your heart'와 인디 팝 그룹 필드 마이스(Field Mice)의 'Kiss and make up'을 차례로 댄서블하게 리메이크하며 언더그라운드 클럽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두 장의 싱글에서 각기 다른 여성 세션보컬리스트를 기용하며 세인트 에티엔의 목소리를 찾던 듀오는 1991년 봄 발표한 세 번째 싱글 'Nothing can stop us'에 참여한 사라 크랙넬(Sarah Cracknell)을 그룹의 프런트우먼으로 최종 확정했다.

꿈을 꾸는 듯한 부드럽고 달콤한 사라의 보이스는 팝과 댄스 음악의 조화를 희망하는 밴드의 사운드와 절묘하게 어깨동무하면서 1992년 데뷔작 <Foxbase Alpha>, 1993년 2집 <So Tough>, 1994년 4집 <Tiger Bay>, 1998년 5집 <Good Humor> 등의 좋은 작품들을 토해냈다. 이 기간동안 그들의 최대 히트곡은 영국 차트 11위까지 오른 'He's on the phone'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세인트 에티엔은 신보 <Sound Of Water>을 통해 여전히 지칠 줄 모르는 창작열을 과시했으며, 그들의 뒤에서는 여전히 컬트 팬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