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aming Trees (스크리밍 트리스)
90년대를 강타했던 시애틀 밴드 대부분이 블랙 새버스(Black Sabath)와 스투지스(Stooges)의 리프를 재창조했던데 비해 스크리밍 트리스는 60년대 사이키델릭과 개러지 락, 그리고 70년대 하드락과 80년대 펑크사운드 등 굉장히 다양한 음악적 기질을 가진 밴드로 유명했다. 80년대 중반 시애틀 근교의 동향배들로 결성된 스크리밍 트리스는 기타 디스토션 페달에서 밴드의 이름을 따왔다고 전해진다. 밴(Van Conner/b)과 개리 리 코너(Gary Lee Conner/g) 형제, 마크 래너건(Mark Lanegan/v) 그리고 마크 피커렐(Mark Pickerel/d)로 구성된 이들은 1985년 첫 데모를 제작하면서 본격적인 프로뮤지션으로서의 길을 걷는다.
1989년 세번째 앨범 "Buzz Factory"를 발표한 밴드는 소속 음반사가 파산하자 이듬해 초 Sub-pop에서 EP앨범 "Change Has Come"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같은 레이블 소속이던 너바나(Nirvana)와의 프렌드쉽을 형성한 것도 이 시기였는데, 막상 밴드 멤버들은 서로의 음악적 기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각자의 사이드 프로젝트에만 열을 올린다. 1990년 초 시애틀 밴드로서는 최초로 메이저 레이블 에픽과 계약한 스크리밍 트리스는 이듬해 메이저 데뷔앨범 "Uncle Anesthesia"를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 테리 데이트(Terry Date)와 함께 작업하여 내놓는다. 신작은 제법 괜찮은 반응을 얻었지만 밴드가 보여준 태도는 여전히 만사에 무신경한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모습 그대로였다.
드러머를 배럿 마틴(Barrett Martin)으로 교체한 밴드는 1992년 네번째 앨범 "Sweet Oblivion"을 발매한다. 영화 싱글즈(Singles)의 OST에도 실린 "Nealy Lost You"의 히트로 앨범은 골드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밴드는 그 여세를 몰아 1년 동안의 전미 투어를 감행한다. 오랜 투어의 여독으로 밴드는 일시적으로 활동을 중지하고 그 사이 멤버들은 각자의 프로젝트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4년만에 다시 뭉친 스크리밍 트리스는 1996년 신작 "Dust"를 공개하고 룰라팔루자 페스티벌에도 참가하는 등 활발한 일정을 보내지만 앨범의 판매고는 신통치 못했다. 보컬리스트 마크 래너건이 계속해서 자신만의 솔로앨범에만 열을 올리는 등 밴드 분위기가 수년째 계속 어수선해지자 코너 형제는 마침내 2000년 2월 공식적으로 밴드의 해산을 선언하고 스크리밍 트리스는 시애틀의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