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ls & Crofts (실스 & 크로프츠)
월남전과 흑인 민권 운동 등으로 혼란스런 1960년대를 마감한 미국인들은 1970년대가 되자 자신들의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집단적 집합 의식으로 뭉쳤던 1960년대를 뒤로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활 패턴을 추구했다. 어수선한 사회를 대변한 음악이었던 사이키델릭과 블루스가 음악 전선에서 뒤로 물러나고 감미로운 팝음악이 대세를 쥐기 시작했다. 카펜터스(Carpenters), 브레드(Bread), 아메리카(America),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실스 & 크로프츠(Seals & Crofts)같은 부드러운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1969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결합한 짐 실스(Jim Seals)와 댄 크로프츠(Dan Crofts)는 197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모두 5장의 골드 앨범을 창출한 소프트 팝록 듀엣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포크를 바탕으로 한 팝록으로 낙천적이면서 한가로운 나날의 서정을 정확히 그려냈다. 짐 실스의 동생 댄 실스(Dan Seals)는 'I'd really love to see you tonight'으로 유명한 잉글랜드 댄 & 존 포드 콜리(England Dan & John Ford Coley)의 잉글랜드 댄이다.
1970년에 발표한 데뷔 앨범은 침묵 속에 묻혔지만 2년 후에 공개한 <Summer Breeze>부터 자신들의 음악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대표작 <Summer Breeze>에 수록된 'Hummingbird(20위)'와 'Summer breeze(6위)'를 통해 본격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갔으며, 이듬해에 공개해 앨범 차트 4위를 기록한 <Diamond Girl>은 이들의 명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Diamond girl(6위)'과 'We may never pass this way(21위)'가 나란히 히트 차트에 오르며 최고의 순간을 누렸다. <Diamond Girl>에서부터 종교적 성향을 드러낸 듀오는 이후 바하이 종교에 심취하는 한편 1974년에는 반낙태를 주제로 한 음반 <Unborn Child>를 발표해 사회적 논쟁거리를 제공해 많은 낙태 지지자들이 실스 & 크로프츠의 공연장에서 데모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민감한 사회적으로 민간한 이슈를 공론화한 것 때문인지 1976년부터는 이들의 인기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1978년에 나온 <Takin'It Easy>에서 커트된 'You're the love(18위)'를 마지막으로 순위 경쟁과는 결별을 하고 1980년에 <Longest Road>를 마지막으로 밴드 생활을 청산했다.
해산 후 댄 크로프츠는 여러 나라를 돌며 방랑자적인 생활을 택했고 짐 실스는 코스타리카의 커피 농장에서 자신이 만들었던 노래들처럼 여유롭고 한가하게 지내는 등 음악계와는 무관하게 남은 생을 영위하고 있다.
실스 앤 크로프츠는 1970년대 소프트 록의 전형을 제시한 그룹 중 하나이며, 이들의 노래들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여름날의 산들바람'처럼 상쾌함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