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n Paul (션 폴)
힙합 스타 션 폴(Sean Paul)의 이미지는 다국적이다. 동양적인 외모와 라틴 혈통이 묘하게 클로즈업되는 그의 피부색은 흑인도 백인도 아닌, 황색으로 다인종의 혼혈계라는 사실을 대번 주지시킨다. 그가 우리와 같은 동양인의 생김새가 강하게 풍기는 이유는 포르투갈과 중국, 자메이카의 피가 두루 섞인 부모의 혈통 때문이다. 랩이 동반된 힙합을 노래하지만 그의 음악이 정통 힙합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댄스와 레게가 결합된 라틴 성향이 짙은 파티 뮤직은 곧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자메이카라는 사실을 인지시킨다.
1975년 1월 8일 자메이카의 수도 킹스톤에서 Sean Paul Henriques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션 폴은 어린 시절부터 유복한 집안 환경에서 성장했다. 가족들은 그가 운동선수가 되길 희망했지만 호텔 경영 대학의 학위를 수료한 뒤, 션 폴은 댄스홀 레게 DJ로서 본격적으로 음악계에 투신했다. 그에게 음악적 영감을 제공한 인물은 버니 럭스(Bunny Rugs), 메이저 워리스(Major Worries) 같은 자메이카 스타들이었다고 한다. 션 폴의 곡에서 라틴 지역의 토속 리듬이 간간이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96년 데뷔 싱글 'Baby girl'을 내놓지만, 션 폴의 음악은 1999년에 가서야 미국 청중들까지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빌보드 랩 차트에서 반응을 얻은 'Hot gal today'가 그의 커리어를 대외적으로 널리 마케팅하게 되는 결정적 배경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2000년 인디 레이블 <VP>를 통해 레게와 댄스홀 스타일이 하이브리드된 데뷔 앨범 <Stage One>을 발표하면서 지구촌 스타덤을 향한 그의 도전은 첫 시험대에 오른다.
이후 애틀랜타 레코드와 곧바로 계약하고 2집 <Dutty Rock>(2002)을 공개하면서 그의 인생은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다. 여기서 'Dutty'는 자메이카 속어로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장하는 용어다.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한 2집 음반에서 션 폴은 넵튠스와 루츠(The Roots)의 Razel과 협연했고, 자메이카 파티 송 'Get busy'(1위), 'Gimme the light'(7위)가 빌보드 톱 텐 히트를 기록하며 미국 시장을 강타했다.
2004년 2월 거행된 제 46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션 폴은 '최우수 신인'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그가 랩 피처링을 해준 비욘세의 'Baby boy'가 히트하면서 크게 명성을 떨쳤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후보로 오른 두 번째 싱글 'Get busy'가 그해 여름 시즌 유럽을 강타하면서 션 폴은 국제적인 스타로 비상했다. <롤링스톤>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댄스홀은 내게 매우 중요한 음악”이라 말했다. 션 폴의 음악적 사상은 거기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