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ultura (세풀투라)
삼바리듬이 연상되는 브라질 출신의 거물급 밴드 세풀투라(Sepultura)는 1984년에 밴드의 리더인 Max Cavalera(vocal/guitar)와 그의 동생 Igor Cavalera(drums)를 주축으로 Paulo Jnr.(bass), Jairo T(guitar)와 함께 4명의 라인업으로 시작된다. 세풀투라의 음악을 굳이 장르로 구분한다면 스래쉬(thrash)와 데스메틀의 중간쯤이 될 것이다(혹자는 이런 음악을 가리켜 데쉬메틀이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세풀투라의 음악은 스래쉬의 내지르는 시원함과 스피드감이 있는 동시에, 'Sepultura'라는 그룹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Sepultura는 포루투칼어로 무덤-grave-이라는 뜻임) 데스메틀에서 풍기는 거칠고 어두운 면이 공존한다.
이들은 데뷔 앨범 [Beatial Devastation]과 정식 솔로 앨범인 [Morbid Visions], 이어지는 [Schizophrenia]를 발매하는데, 초기 시절에는 그야 말로 분노로 가득 찬 엉성한(?) 데스메틀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앨범에서는 여타 데스메틀 밴드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주 소재로 하는 동시에 그들이 처한 브라질 사회의 불우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을 담아내었다. 그러나 깔끔하지 못한 레코딩도 그렇지만 시종일관 계속되는 단순한 기타 리프와 쉴새 없이 몰아붙이기만 하는 짜임새 없는 구성은 이렇다할 밴드의 색깔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어느 정도 세상에 이름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역량 있는 신인 발굴로 유명한 마이너 레이블 Roadrunner에 보금자리를 틀면서이다. Roadrunner에서의 첫 앨범 [Beneath the Remains]와 두 번째 앨범 [Arise]는 어느 정도 음악적인 면에서 인정받는 동시에 상업적으로도 Roadrunner의 앨범 사상 가장 많이 팔리는 뜻하지 않은 쾌거를 거둔다. 이어서 93년에는 강렬한 스래쉬 메틀 사운드에 약간의 브라질 토속리듬을 가미해 밴드의 더욱 성장한 면모를 보여준 앨범 [Chaos A.D.]가 빌보드 챠트 40위 안에 들면서 세풀투라가 더 이상 브라질만의 밴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밴드임을 과시했다.
세풀투라는 이후 유명 밴드들과 투어 활동을 계속 이어갔고 일부 멤버는 음악적 견해를 같이 하는 몇몇 동료들과 프로젝트를 결성하여 또 다른 활동을 하는 등, 밴드에는 다소 소홀한 기색도 보였으나 96년 팬들의 기대 속에서 새 앨범 [Root]로 돌아온다. 이 앨범은 한층 더 브라질 토속음악을 첨가시켜 그들의 국체성을 드러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세풀투라가 음악적으로도 확고한 인정을 받게 된 완성도 높은 앨범이다. 브라질 토속음악을 녹음하기 위하여 직접 아마존 원주민 부락을 찾는 등, 이곳저곳에서 보이는 정성어린 면은 앨범의 매력을 한층 더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앨범 이후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을 담당하던 Max Cavalera가 멤버들과의 잦은 의견 충돌을 이유로 밴드를 떠나게 된다. 이후 막스는 소울플라이(Soulfly)라는 새로운 밴드를 결성하여 앨범을 내놓았으며, 세풀투라는 새 보컬리스트로 데릭 그린(Derrick Green)을 영입하여 음악적 항해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