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Convention (실버 컨벤션)
디스코 음악의 형식은 1970년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 가시화됐다. 그리곤 1970년대 후반 디스코 시대가 도래하기까지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와 친구들이 함께 불러 다시 한번 싱글 차트 정상을 탈환한 라벨르(LaBelle)의 오리지널 'Lady Marmalade(1975년 1위)', 조지 맥크래(George McCrae)의 'Rock your baby(1974년 1위)', 휴스 코퍼레이션(Hues Corporation)의 'Rock the boat(1974년 1위)', MFSB의 'The sound of philadelphia(1974년 1위)', 실버 콘벤션(Silver Convention)의 'Fly, Robin, Fly(1975년 1위)' 등이 대표적인 디스코 이전의 디스코 트랙들이었다.
특히 디스코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두 가지 큰 음악 지류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사운드와 유럽을 대표하는 독일의 뮌헨 사운드였다. 바로 그 뮌헨 사운드를 정의한 위인이 1988년 서울 올림픽 공식 주제가인 'Hand in hand'를 만들었던 조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와 1970년대 중반 실버 콘벤션이란 그룹을 배후 조정한 실베스터 리베이(Silvester Levay)와 마이클 컨즈(Michael Kunze) 팀이었다.
미국의 소울 디스코 싱어 송라이터들인 배리 화이트(Barry White)와 아이작 헤이스(Isaac Hayse)로부터 음악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실베스터와 마이클은 1974년 페니 맥클레인(Penny McLean), 라모나 울프(Ramona Wolf), 론다 헤스(Rhonda Heath)를 규합해 실버 콘벤션을 출범시켰다. 거의 모든 음악 작업은 단짝인 실베스터와 마이클이 전담했고 세 명의 여성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오선지 위의 멜로디를 목소리로 멋있게 뽑아 내는 것이었다.
1975년의 처녀작 <Save me>에서 미국 차트 정상을 차지한 'Fly, Robin, Fly'는 초기 디스코 곡의 전형으로 바로 그 중요한 원류 중의 하나가 유럽에서 건너온 댄스 음악이라는 사실을 말해 준다. 1976년에 발표한 두 번째 음반 <Silver Convention>에서는 'Get up and boogie(2위)'로 전작의 명성을 유지했지만 같은 해에 나온 <Madhouse>은 예전의 단순 순박한 유로 디스코의 문법에서 벗어나 보다 복잡한 펑키 리듬을 강조했다.
이것이 화근이 되어 마이클과 실베스터 사이에 의견 차이가 발생했고 다음 음반 <Love In A Sleeper>에서는 마이클이 단독으로 작곡한 트랙들이 수록되었다. 이러한 불화는 히트곡 개념의 싱글 경쟁력의 하락을 가져와 이 음반에서는 전작들과 같은 대형 월척을 낚지는 못했다. 이 LP가 독일의 뮌헨과 미국의 필라델피아에서 녹음을 됐다는 것은 그 두 도시가 디스코의 진원지로서의 연결 고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디스코가 정점에 올라 있던 1977년에 공개된 <Love In A Sleeper>를 마지막으로 발표하고 실버 콘벤션은 역사 속에서 영생을 영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