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n (스킨) 스킨(Skin)이 처음 안정된 라인업으로 록계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시기는 91년. 현재 록계에 풍미해 있는 얼터너티브 음악이 마악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희망과 기대, 그리고 욕심이 많은 나이의 이 네 명의 젊은이들이 현 음악계의 시류를 타지 않고 독자적인 음악을 선택했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많은 밴드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지니고 싶어하지만 록계가 유행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까닭에 이미 기존의 명성을 쌓아놓은 밴드가 아니거나 충격적인 메리트가 없는 신인들에게는 데뷔작에서 자신들 고유의 이미지를 지킨다는 것이 흔하지 않다. 스킨은 이런 쉽지 않은 일을 어렵지 않게 해낸 알짜배기 밴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이 음악계에서 활동을 전혀 해 보지 않은 완전 초짜는 아니다. 이미 재기드 에지(Jagged Edge)나 쿠거(Kougar), 뱀프(Vamp)라는 밴드에서 나름대로 활동을 전개해 온 실력 있는 경력자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 메이저 레이블과의 계약을 맺으며 세계 시장으로의 발돋음을 시작하는 밴드로서 시대적인 조류를 타지 않고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재기드 에지 출신 보컬리스트인 마이클 그레이(Michael Gray)와 베이시스트 앤디 로빈스(Andy Robins), 그리고 쿠거 출신의 기타리스트인 네빌 맥도널드(Neville MacDonald)와 뱀프 출신의 드러머 딕키 플리자르(Dickie Fliszar)가 한데 모여 만들어진 스킨은 마이클과 네빌이 오랜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성된 밴드는 아니었다. 그들 모두가 진실한 음악에 대한 의지와 록 스타가 되고 싶은 꿈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단단한 밴드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뉴 웨이브 브리티쉬 록의 선구자라고 불리우는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의 서포트 밴드로 뛰며 서로의 안면을 익히게 된 마이클과 앤디 그리고 딕키는 네빌을 영입시키며 밴드로서의 모습을 완결시켰다. 빵빵한 실력을 자랑하는 이 네 명의 젊은 미래의 록 스타들은 자신들의 새로운 밴드를 테이스트(Taste)로 이름짓고 곧바로 세상을 놀라게 할 멋들어진 록음악을 위해 그들만의 매력으로 똘똘 뭉친 곡을 위한 작업에 몰두했다. 실력이 좋으면 운도 따르는 것일까? 그들의 공연을 보거나 그들의 곡들 중 단 몇 곡이라도 들은 사람들은 그들이 비전 넘치는 밴드라는 사실을 일찍 감지하게 되었고 아주 수월한 방법으로 그들은 팔로폰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으며 그들의 운과 실력을 자랑하게 되었다. 계속해서 곡을 만들고 클럽 등지에서 공연을 벌이며 이들은 또 한 번 행운을 거머쥐게 되는데 서포트 밴드로 함께 일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그들의 엄청난 지지자가 된 브루스 디킨슨(Bruce Dickinson)의 소개로 그들은 록계의 명 프로듀서 키스 올슨(Keith Olsen)과 함께 일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고민이 생기고 말았다. 그것은 그들의 밴드명으로, 70년대에 같은 이름을 가진 밴드가 존재했었다는 이유로 밴드의 이름을 바꿔야 하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다소의 고충도 있었으나 결국 그들은 밴드의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밴드명을 '스킨(Skin)'으로 바꾸게 되었고 밴드를 결성한지 만 이 년도 안 된 92년 12월에 그들은 전 세계 록 팬들에게 돌진해 나갈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던 것이다. [Skin]이란 이름을 달고 수 차례의 손질을 거쳐 완성된 이들의 데뷔 앨범은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