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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09 22:50
Skunk Anansie (스컹크 아난씨)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67  



Skunk Anansie (스컹크 아난씨)
 

 
흑인 여성 보컬 스킨(Skin)을 프론트로 내세운 밴드 스컹크 아난씨의 국내 지명도는 매우 낮다. 워낙에 비주류적이고 급진적인 성향의 음악을 추구하다보니 국내에 라이센스로 음반이 발매된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이들의 이러한 마이너 성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홈베이스인 영국에서는 당당한 주류다. 아니, 주류속의 매력적인 비주류라고 해야겠다.


저 유명한 '케랭! 매거진 어워드'에서 스컹크 아난씨는 99년 최고의 영국밴드 부문, 최고의 라이브 부문을 수상, 2관왕이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그 많고 많은 영국밴드들 가운데 이들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은 지난 96년 두 번째 앨범인 [Stoosh]에서 4개의 차트 40위 진입곡들 'Shape Of All I Want', 'Twisted (Everybody Hits)', 'Hedoinism (Just Because You Feel Good)', 'Brasen (Weep)'을 내면서 무명딱지는 깨끗이 떼어버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다이내믹한 라이브는 MTV를 비롯, 많은 매니아들로부터 엄청난 찬사와 호응을 받았다.


알고보면 스컹크 아난씨는 이미 데뷔때부터 성공의 조짐을 보였던 밴드로 94년 런던에서 결성된 후 같은 해 O.L.I(One Little Indian)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Selling Jesus', 'I Can Dream' 등의 싱글로 인디차트를 누볐다. 이후 94년에 발매된 데뷔앨범 [Paranoid & Sunburnt]와 96년작 [Stoosh]는 둘다 멀티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는 이 두 앨범이 한 장의 앨범에 묶여 발매됨)

이후 계속되는 투어와 스킨의 언급대로라면 '미친 듯이 재밌는 시간'을 보낸 이들은 한편으로 3년만에 발매되는 신보에 대한 부담감을 느껴야했다.


그래서였을까 [Post Orgasmic Chill]에 수록된 곡들은 처음 48개의 송에 대한 명확한 아이디어 가운데 30개를 고르고 다시 15개를 걸러 마지막으로 12개의 곡을 결정하는 신중한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의 그들답지 않게 밤이나 낮이나 신보작업에 온힘을 다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들은 [Stoosh]의 제작당시 9일동안 곡작업을 하고 5주만에 레코딩을 끝낸 바 있다)

이들은 "우리가 작업한 곡들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이기는 처음"이라며 은근히 이 앨범에 들인 공과 기대치를 내보였다. 신보의 작업은 우드스톡 소재의 비어스빌 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으며 너바나(Nirvana), 제프 버클리(Jeff Buckley) 등을 프로듀싱한 바 있는 앤디 웰래스(Andy Wallace)를 프로듀서로 맞아들여 지난 98년부터 진행되었다.


총 12곡이 담겨있는 이 앨범에서는 아프리카와 동양계쪽 사운드의 영향, 드럼 앤 베이스, 덥, 힙합을 비롯, 팝과 록적인 요소가 깊이 녹아 들어간 다양한 사운드를 맛볼 수 있다. 어느 한 장르에 집착하지 않는 이들의 취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대중적인 넘버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주류 록밴드에 속하면서도 은근슬쩍 표출해내는 비주류록적인 면모야말로 이들이 지닌 의외성이다.


스컹크 아난씨라는 이름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차별화된 정책성'이 아닐 수 없다. 주류록속의 비주류록적인 사운드 역시 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고 스킨이란 존재 역시 그러하다. 그녀느 누구와도 차별화되는 보이스를 열망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 그녀에게는 이렇다할만한 비교대상이 없다. 일부는 가능하더라도 전체를 다른 싱어와 비교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의도대로 확실하게 자신만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스컹크 아난씨가 그녀의 백밴드같은 느낌마저 줄 정도다.


스킨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향은 [Post Orgasmic Chill]에서 더욱 짙어졌다. 아마도 다른 멤버들에 비해 한단계 높은 레벨을 형성하고 있는 스킨과 이를 인정하는 여타 멤버들의 밀어주기 작전에서 나온 결과는 아닐까 싶다. 밴드의 음악을 기대했던 청자에게는 지나치게 강조되는 스킨의 존재가 밴드 자체를 잡아먹는 느낌을 받기도 하겠지만 어쨌든간에 스킨은 스컹크 아난씨의 핵이다.

이들 음악의 또 하가지 특징은 사회의 부조리를 직설적으로 풀어놓는 가사의 메시지에 있다. 앞선 두 앨범에서 스컹크 아난씨는 스트레이트하게 치솟는 느낌과 즉흥성, 심플함을 표출했으나 3집에 이르러 조금 더 계획적이고 부드러운 손질로 앨범을 다듬었으며 개인적인 느낌마저 전해주며 약간의 변화를 추구했다.


스컹크(Skunk)와 자메이카 독거미(Anansie)가 합체된 이들의 행보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