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okie (스모키)
비틀즈로부터 막대한 은혜를 입은 영국 요크셔 태생의 4인조 소프트 팝록 밴드 스모키(Smokie)의 국내에서의 인기는 Fab 4(비틀즈의 별명)와 맞먹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Living next door to Alice', 'Don't play Rock'n Roll to me', 'If you think you know how to love me', 'Mexican girl', 'What can I do?', 'I'll meet you at midnight' 등으로 우리나라 라디오를 도배했으며 이들의 베스트 음반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지 오래다.
이들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인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컬에 크리스 노만(Chris Norman), 기타는 테리 우틀리(Terry Uttley), 그리고 베이스 주자에 알란 실슨(Alan Silson)이 모여 출범시킨 '엘리자베단스(Elizabethans)'란 그룹이 스모키의 모체였다. 곧 피트 스펜서(Pete Spencer)가 드러머로 가입하자 친절하게도 이름을 '카인드네스(Kindness)'로 바꾸고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다수의 싱글들을 발표했지만 음악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실패했다.
정작 이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75년 밴드 명을 스모키(Smokey)로 교체한 다음부터였다. 1975년의 두 번째 앨범 <Changing All The Time>에 수록된 'Don't play Rock'n Roll to me'와 비록 2주만에 강제 퇴출당했지만 최초의 미국 싱글 차트 진입 곡으로 기록된 'If you think you know how to love me'로서 서서히 팬들에게 다가갔다. 이 곡은 1979년 위대한 여성 록 싱어 팻 베나타(Pat Benatar)가 자신의 데뷔 앨범을 위해 리메이크함으로서 미국인들에게는 그녀의 버전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당시 철자만 약간 수정한 Smokie로 이름이 굳어지면서 음악적인 면이나 판매고적인 면 모두 형편이 나아지고 있었다. 국내와 미국에서 이들 최고의 히트곡으로 남아 있는 'Living next door to Alice'가 1976년에 공개되어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도 21위까지 오르는 성공을 기록했고 1979년에는 보컬리스트 크리스 노만이 여성 록커 수지 쿼트로(Suzi Quatro)와 듀엣으로 'Stumblin' in'을 취입해 4위까지 올려놓았다.
이 4인조의 음악적 재능은 그들의 음악적 브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작곡 파트너 닉키 친(Nicky Chinn)과 마이크 채프만(Mike Chapman)이 1980년대 초반에 결별하면서 급속히 고갈되기 시작했다. 1982년 <Strangers In Paradise>를 마지막으로 개인의 길을 걸었다가 1988년에 각자의 필요성에 의해 다시 헤체모여를 감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새로운 음반 제작보다는 올드팬들을 위한 공연 위주의 활동으로 백의종군하고 있다
로큰롤과 소프트팝, 그리고 포크가 조화를 이룬 스모키의 음악은 부드럽고, 로맨틱한 면을 강조한 밝은 음악으로 1970년대의 어두웠던 시대를 극복하던 우리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면서 대단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들의 쇠퇴를 야기한 것이 바로 이러한 음악이었다.
음악 대세가 뉴웨이브와 팝댄스로 변한 1980년대가 도래했음에도 스모키의 멤버들은 자신들의 음악적인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바로 이 이유 때문에 팝음악 계에서 도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