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t Machine (소프트 머신)
상업성에 연연해하지 않고 고집대로 하고싶은 음악만을 한다는 것은 뮤직 비지니스계에선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것이 어느 개인이 아닌 밴드라는 집합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의미에서 소프트 머신이야말로 진정한 언더그라운드의 승리자라 할만한 밴드이다. 소프트 머신이 음악적으로 정점을 이루었던 60년대 말의 작품들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 의해 애청되고 있는데, 소프트 머신은 그들이 살았던 동시대나 그 후세대에게 있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존재였다.
이들은 60년대 브리티시 사이키델릭의 선구자적 밴드였을 뿐만 아니라 이후 프로그레시브 록과 재즈록이 태동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이들이 지향했던 사이키델릭과 아방가르드, 그리고 재즈의 조합을 바탕으로 한 임프로비제이션은 70년대에 황금기를 구가하게 되는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재즈록의 연주 패턴에 있어서 하나의 전형이 되었다.
또한 이들은 로버트 와이어트, 케빈 오이어스를 비롯한 수많은 진보 뮤지션들과 공, 마칭 몰 등과 같은 패밀리 밴드들을 분파시킴으로써 브리티시 프로그레시브 록 계열 가운데 가장 큰 세력을 형성했던 캔터베리 사운드를 있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