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By Four (손 바이 포)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손 바이 포는 절충적 라틴 팝을 들려주는 그룹이다. 자신들의 뿌리인 정열적 살사 리듬 위에 기존의 부드러운 팝을 적절히 배합해 '로맨틱한 라틴 팝'을 완성해냈다.
풍부한 보컬 하모니와 팝 사운드 때문에 언뜻 듣기에 백스트리트 보이스나 엔싱크 같은 보이밴드들의 음악처럼 들리기도 한다. 캐리비안 연안의 부드러운 리듬에 R&B, 랩, 팝 등의 다채로움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스페인어뿐 아니라 영어도 함께 구사하며 미국과 세계시장으로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손 바이 포는 패밀리 그룹이다. 자비어 몬테스(Javier Montes), 조지 몬테스(George Montes) 형제와 그들의 사촌 페드로 퀼레스(Pedro Quiles) 그리고 엔젤 로페즈(Angel Lopez)로 구성되어 있다. 라틴 팝 프로듀서 겸 작곡가인 오마르 알판노(Omar Alfanno)가 이들의 재능을 발견하고 <Sony>의 라틴 레이블과 계약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 덕택에 이들은 1998년에 데뷔작 <Preparense>를 출시했고,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Son By Four>가 미국 라틴 차트를 강타하며 드디어 손 바이 포는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싱글로 발매되었던 'A puro dolor'는 라틴 차트에서 무려 20주간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과 함께 거의 1년이나 머무는 메가히트를 기록했다.
같은 해 이들은 세 번째 앨범 <Purest Of Pain>을 미국시장에 내놓았다. 비교적 라틴 본연의 '리듬'에 충실했던 전작들과는 달리 3집은 영어와 팝을 수용함으로써 전세계에 불어닥친 라틴 열풍의 대열에 합류하고자 애쓴 앨범이다.
이들은 분명 자신들의 라틴 리듬에 기초해서 여타의 음악 형식들을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크로스오버는 주객(主客)이 전도된 듯한 느낌이 든다. 유려한 팝 넘버들을 들어보면 현재의 보이밴드들과 차이점을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손 바이 포는 해외진출이라는 부가적인 성과물을 얻었을망정 대신 독특한 라틴 주체성이라는 긍지를 포기한 셈이다. 아무튼 라틴음악이 지금처럼 사랑 받는 이유는 라틴만의 고유한 정체성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