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s (스텝스)
영국 출신 스텝스(Steps)는 우리 팝 팬과 그다지 친숙한 그룹은 아니었지만 영국에서는 한때 1990년대 중반의 우리 그룹 룰라처럼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혼성 댄스그룹이다. 1998년부터 약 4년 간 활동하면서 아바와 흡사한 음악으로 최고 인기그룹 자리에 올랐지만 '기획자에 의한 상업적 그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2001년 말 간판을 내렸다.
페이 토저(Faye Tozer), 리사 스콧 리(Lisa Scott-Lee), 클레어 리처즈(Claire Richards) 등 여성 셋에다 남자 두 사람 리 래치포드 에번스(Lee Latchford Evans), 이언 에이치 워트킨스(Ian H Watkins)를 포함, 5인조 구성이었다. 이들은 1997년에 <더 스테이지>라는 영국잡지에 '댄스 기량이 출중하고 외모와 재능을 구비한 젊은이들을 찾는다'는 광고를 통해 선발된 인물들이었다. 이 그룹을 막후에서 지휘한 전설의 '흥행프로듀서' 피터 워터맨(Peter Waterman)은 이들을 전설적인 아바(Abba)처럼 띄우려는 시도 아래 시대에 맞춰 '스피디한 아바 사운드'를 취했다.
노골적으로 아바처럼 벨소리 같은 여성의 고음 보컬화음과 감각적인 댄스리듬을 강조했고 그 결과 당시 영국을 주름잡던 브릿팝(Brit-pop) 밴드들의 소란스런 록 스타일과는 애초 길을 달리해, 유쾌한 댄스 팝을 바라는 음악소비층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첫 싱글 '5-6-7-8'이 영국차트 14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바나라라마(Bananarama)의 것을 리메이크한 'Last thing on my mind(6위)'와 'One for the sorrow(2위)'가 연속으로 히트했고 1999년 초에는 비지스 오리지널 'Tragedy'로 영국차트 정상을 밟았다.
데뷔 앨범 <Step One>과 이어서 새 싱글 'Better best forgotten' 'After The Love Has Gone'도 차트 2위를 기록했고 이 곡들이 수록된 2집 앨범 <Steptacular>는 발매와 동시에 차트정상으로 솟아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면서 이듬해 브릿 어워드 시상식에선 '1999년 최대 앨범판매 아티스트'로 뽑혀 인기그룹으로 공인되었다. 2000년에도 그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라 3집 앨범 <Buzz>가 차트1위로 데뷔했고 여기서도 'Stomp(1위)' 'It's the way you make me feel(2위)' 등의 대형 히트싱글이 나와 이듬해까지 열기가 계속되었다.
데뷔 시기부터 이들의 독창적인 춤은 음악을 한층 북돋워주는 고유 흥행상표였다. 그것은 한 줄로 서서 춤을 추는 이른바 라인 댄스(Line dance)라는 것이었다. 멋진 외모와 몸매의 젊은 남녀 다섯이 줄을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2001년 말에는 히트곡과 'Chain reaction'을 포함한 신곡 4곡이 수록된 <Gold-Greatest Hits>가 발표되어 120만장이 팔리는 선풍을 재현했지만 해산설이 끊이질 않았으며 마침내 그룹은 해체됐다. 그러나 해체 뒤 멤버들은 각자 솔로와 듀엣으로 활동을 계속한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