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gerine Dream (탠저린 드림)
가장 전위적이라고 할 수 있는 테크노 밴드이다. 에드가 프로에제가 67년에 결성, 70년대 독일 전자 음악계를 대표하는 그룹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후배 뮤지션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며 활동 중인 밴드이다.
에드가의 음악적 역량을 보여주는 일례를 들어보면, 초기 밴드 시절 에드가는 살바도르 달리의 별장에서 공연을 가졌었다고 한다. 당시는 전위적인 분위기가 전세계 예술계를 휘몰아칠 때였고, 현대 예술의 태동과 정착의 시기였다. 이들은 전위적인 사운드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각지의 대규모 성당을 이용한 공연을 자주 개최하였다.
텐져린 드림(Tangerine Dream)이 처음부터 일렉트로닉 밴드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결성 초기에는 당시 유행하던 사이키델릭 밴드였는데, 일시 해산한 뒤 Klaus Schulz, Conny Schaiztler를 영입하여 본격적인 일렉트로닉 밴드로 활동을 개시했다.
언더 그라운드 활동을 하면서 70년 [Electronic Meditation]이라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이듬해 나름대로의 성공작 [Alpha Centauri]를 발표한다.
데뷔 앨범 타이틀 'Electronic Meditation'에서 풍기는 것처럼, 이 밴드의 음악은 그다지 쉽게 들을 만한 음악은 아니다. 대단히 난해한 사운드에 별다른 음률 없이 반복적인 리듬이 사용되는 데다가, 곡들도 20분을 넘는 대곡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텐져린 드림이 결성된 지 30년이 넘는 밴드인데도 테크노 음악의 부각으로 다시금 이들의 앨범이 CD로 발매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쉽사리 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아도 현대의 테크노 음악에 이들이 미친 영향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상당히 많은 앨범 수에 비하면 곡 수는 얼마 안 되는 장편 위주의 곡들만 쓰는 밴드라서 섣불리 추천하기는 좀 어렵지만, 74년 작 [Phaedra]와 73년 작 [Atem], 75년 작 [Rubycon]을 추천한다. 그 외 다른 앨범들 역시 큰 성격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대중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던 앨범들이다.
[Phaedra]는 몽롱하고 환각적이며, 공포적인 사
운드를 여지없이 들려주는 앨범이다. 조용히 시작하는 고동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규칙적으로 울리고, 그 위에 드럼과 초자연적인 듯한 음색이 깔려 마치 엄청난 대우주 속에서 혼자 유영하고 있는 듯한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현재의 테크노 중에서 앰비언트(Ambient)나 트랜스(Trance)에 쓰이는 아나로그 신디사이저의 소리들 중 상당수는 이미 이 텐져린 드림의 앨범에서도 들을 수 있어 특히 이 장르의 뮤지션들이 받은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테크노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나, 댄스용 테크노보다는 감상용 쪽으로 찾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그룹이다. 20분이 넘는 곡들을 종종 감상할 기회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쉽게 텐져린 드림의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