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age Fanclub (틴에이지 클럽)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의 <Loveless>, 너바나의 <Nevermind>와 함께, 틴에이지 팬클럽의 <Bandwagonesque> 앨범은 90년대 모던록 음악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앨범으로 손꼽힌다. 그것은 팬을 향한 입장에서도 다르지 않겠지만 상기 세작품은 특히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에 의해 가장 많이 벤치마킹된 앨범으로 현재까지도 매우 유력한 앨범으로 존재하고 있다.
스코틀랜드는 음악강국이다. 예로부터 저력있는 아티스트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도노반, 로이드 콜, 심플마인즈, 아즈텍 카메라, 프레팝 스프라우트, 지저스 앤 메리체인..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밴드들이 그곳에는 즐비하다. 현재는 틴에이지 팬클럽을 비롯한 비엠엑스 밴디츠(BMX Bandits), 아랍 스트랩(Arab Strap), 더 베타 벤드(The Beta Band), 모그웨이(Mogwai), 벨 앤 세바스챤(Belle and Sebastian), 트레비스(Travis) 등이 스코트랜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밴드들이다.
틴에이지 팬클럽에 대한 정의는 간단하다. 90년대 이후 주욱 최고의 파워팝(Power Pop)밴드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틴에이지 팬클럽 사운드는 사실, 잦은 오해의 대상이기도 하였다. 미국의 로우파이 또는 영국의 브릿팝 물에 뒤섞여 엉성하게 걸쳐듣거나 분간없이 평가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영국의 픽시즈(Pixies)라는 엉성한 평가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틴에이지팬클럽은 사실 그렇게 엉거주춤한 밴드가 아닌, 처음부터 파워팝을 고스란히 계승하고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는 참 정조있는 밴드이다. 틴에이지 팬클럽은 브릿팝이나 미국형 로우파이 인디팝의 잣대로 왈가왈부할 상대가 애초부터 아니었던 것이다. 틴에이지 팬클럽은 파워팝의 시조라 할수 있는 미국의 빅스타(Big Star) 사운드를 그대로 본받아 파워팝을 계속 발달시키고 있는 사실, 빅스타 팬클럽, 파워팝 팬클럽에 더욱 가까운 것이다.
노먼 브레이크(Norman Blake.g.v), 저라드 러브(Gerard Love.bs.v), 레이몬드 맥긴리(Raymond McGinley.g.v)를 주축으로 80년대말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결성된 틴에이지 팬클럽은 현재까지 여섯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였다. 어느 한 장 모자람 없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최근의 Howdy(2000)를 들어보아도 창작의 샘이 여전히 마르지 않았음을 잘 느낄 수 있다.
1집 <Catholic Education>(1990), 2집 <Bandwagonesque>(1991)나, 3집 <Thirteen>(1993)은 틴에이지팬클럽 최고의 작품들이다. 전체적으로 수려한 멜로디라인에, 한줄한줄 애드립아닌 단체적 느낌으로 훑어 내리는 슬러거한 기타음색(이것이 바로 파워팝 기타의 특징이다!) 그리고 기분 좋은 내츄럴한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파워팝 고유의 매력을 강하게 발산하고 있다. 특히 2집은 마치, 빅스타의 4집으로 은유될 정도로 파워팝 특유의 '건강한 서정미'가 넘치는 작품이다.
부드럽긴하나 '어어-' 거리듯 입천장의 공전을 이용하여 노래부르며 약간 건조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노먼 블레이크이고 더 맑고 샤프한 바이브레이션에 물기가 촉촉히 느껴지는 온화한 목소리가 바로 저라드 러브이다. 브레이크와 러브는 역시, 감성이 뛰어난 밴드인 파스텔즈(The Pastels)와 BMX Bandits등에서도 보컬 프리랜서, 기타 프리랜서로 활약하기도 한다.
재밌게도 노만 블레이크는 16세때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의 The One That You Love(1981)앨범에서 기타를 연주했던 재밌는 이력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멜로디 음악을 많이 보고 듣고 자란 그는 그 자양분 그대로 훗날 틴에이지 팬클럽이라는 파워팝 명밴드를 만들어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