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y Bozzio (테리 바지오)
'오케스트럴 드러밍'을 대표하는 명 드러머 테리 바지오는 1950년 12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테리 존 바지오(Terry John Bozzio)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어릴때 티토 푸엔트(Tito Puente)나 벤처스(Ventures, The) 등을 들으며 열심히 드럼을 카피했던 그는 13살경에 TV의 '에드 설리번 쇼'에 등장한 비틀즈(Beatles) 연주를 보곤 감동해 아버지로부터 드럼 레슨을 받기에 이른다. 그러다가 64년 7월 15일부터 토드 플레밍(Todd Fleming), 켄 브류어(Ken Blewer) 등으로부터 체계적인 레슨을 받았다. 루디멘트, 스틱 컨트롤, 그 외 베이직 비트 등을 이때부터 확실하게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60년대 말엽까지 그는 교향악단이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과 연주를 했고, 72년경부턴 마크 이샴(Mark Isham), 패트릭 오헌(Patrick O'Hearn) 등과 재즈그룹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 기간동안 그는 에디 헨더슨(Eddie Henderson), 우디 쇼우(Woody Shaw), 빌리 히긴스(Billy Higgins) 등 다수의 연주자들과 교류를 하며 캐리어를 쌓아갔다.
하지만 그가 드러머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75년 프랭크 자파가 이끌던 머더 오브 인벤션(Mother of Invention)에 가입하면서다. 그는 프랭크 자파와 함께 활동하며 각종 실험적인 드럼세계와 음악적 아이템들을 많이 익힐 수 있었다. 77년에는 브레커 브러더스(Brecker Brothers)에 가입해 또다른 류의 연주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마이크 이샴과 함께 'Group 87'이라는 밴드에 들어가 실험적인 색채의 사운드를 추구하기도 했다. 테리 바지오의 음악적 모험은 여기서 쉬지 않고 79년 당시 최고의 두뇌파들만이 모인 UK라는 팀에 들어가 또다른 음악적 변신을 모색했다. 에디 좁슨(Eddie Jopson), 존 웨튼(John Wetton), 앨런 홀스워스(Allan Holdsworth) 등 당대의 거물들이 모인 UK와 그는 [Danger Money], [Night & Night] 등 여러 작품들을 레코딩했다.
85년부터 90년도까지 테리 바지오는 많은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관여하며 세션맨으로서 명성을 쌓아갔다. 로비 로벗슨(Robbie Robertson), 게리 라이트(Gary Wright), 돈 도켄(Don Dokken), 폴 하이드(Paul Hyde), 허비 핸콕(Herbie Hancock), 드위질 자파(Dweewil Zappa), 리처드 막스(Richard Marx) 등등 많은 앨범들에 관여했던 것이 이즈음이다. 토니 하이머스(Tony Hymas)와 함께 제프 벡의 솔로앨범 [Guitar Shop]에서 명연을 들려준 것도 이때다.
88년에 테리 바지오는 Ev Kvamme라는 여성과 결혼했는 데, 그녀는 83년부터 88년까지 캐피톨 레코드사에서 일하고 있던 중 테리를 만나게 된 것이다.
90년대로 들어오며 그는 드럼 레슨 비디오도 발매하고 94년경에는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의 휴스턴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는 95년부터 DW 드럼을 사용했으며, 이후 세션 및 각종 페스티벌 출연 등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제프 벡(Jeff Beck)의 솔로앨범 [Beckology] (1991)에선 프로듀서로서도 좋은 솜씨를 보였고, 론리 비어스(The Lonely Bears)의 98년작 [Best of the Lonely Bears]를 어레인지해주기도 했다. 명 기타리스트 데이빗 톤(David Torn)의 98년작 [Collection]도 그가 프로듀스한 것.
테리 바지오는 아프리칸 계열의 리듬이나 그 외의 것들을 응용하는 솜씨도 빼어나다. 예를들어 3박이나 4박의 오스티나토를 기반으로 색다른 느낌의 폴리리듬을 구사하는 것이다. 2개 이상의 전혀 다른 리듬들이 서로 동일한 시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출되는 이러한 리듬 플레이 방식이야말로 테리 바지오 드럼세계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랄 수 있다. 솔로시에 들을 수 있는 그의 오스티나토는 그 누구와도 다른 테리 바지오만의 독창성과 놀라운 테크닉에 기반한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드러밍 때문에 그의 연주는 타 드러머들에 비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슬로우 템포시 그의 드럼은 더욱 빛을 발한다. 매우 느리게 연출되는 사운드에서도 그는 한치의 틈도 안주는 기상천외한 발상의 필 인을 통해 듣는이를 감탄케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저런 리듬이 나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드러밍이 이처럼 세련되고 입체적이며 마치 오케스트라를 듣는 듯한 현란함이 느껴지는 것은 그의 화려한 경력들과 무관하지 않다. 테리 비지오는 교향악단의 타악기 주자로서도 활동했고 재즈 밴드에서도 연주를 했던 것이다. 이외에 그는 미술과 무대 디자인 등 여러 분야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드럼 솔로시 난 오케스트럴적인 드러밍이 되도록 노력한다. 특히 투어시 그러한 느낌이 더 나도록 신경을 쓴다. 내가 이렇게 연주할 수 있도록 자극한 사람은 바로 프랭크 자파(Frank Zapp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