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s Dolby (토마스 돌비)

 
엉뚱하고 괴팍한 지식인의 이미지를 구축한 영국 국적의 토마스 돌비(Thomas Dolby)는 1980년대 초반 신시사이저 뉴웨이브 팝의 움이 돋기 시작하던 시기에 차가운 느낌의 뉴웨이브, 신스팝을 선보였던 뮤지션이다. 팝역사에 그의 발자국은 많지 않지만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의 광적이면서 이성적인 과학자 형상은 1983년에 발표된 히트곡 'She blinded me with science'에서 지킬 박사와 흡사하게 그려진 뮤직 비디오의 영향이 컸다.

1958년 10월 14일에 태어난 토마스 모간 로버트슨(Thomas Morgan Robertson)은 10대 시절부터 기타와 피아노는 물론 신시사이저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심취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도구들이 손에 익자 직접 음악 산업계에 뛰어들어 거의 모든 일을 경험한다.

엔지니어링, 연주, 공연시 사운드 체킹 기술자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전문가가 되었고 1970년대 후반에는 라디오에 사형 선고를 가했던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주인공 버글스(Buggles)와 뉴웨이브 연주 그룹 아트 오브 노이즈(Art of Noise)의 사령관이었던 트레버 혼(Trevor Horn)과 아트록 밴드 예스(Yes)와 팝성향의 아트록 밴드 아시아(Asia)에서 건반을 주물렀던 제프 다운스(Jeoff Downes) 등과 함께 '카메라 클럽(Camera Club)'이란 펑크 그룹에 가담한 이력도 갖고 있다. 그의 이러한 예는 포스트 펑크와 뉴웨이브가 같은 핏줄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결과적으론 성공적이지 못했던 카메라 클럽의 밴드 생활을 청산한 그는 훠리너(Foreigner), 여성 뉴웨이브 밴드 고고스(Go Go''s)의 보컬리스트였던 벨린다 칼라일(Belinda Calisle), 펑크(funk)의 아버지 조지 클린턴(George Clinton), 일본인 뮤지션 류이치 사카모토, 캐나다의 포크 싱어 송라이터 조니 미첼(Joni Mitchell), 초창기 힙 합의 실력자 후디니(Whodini) 등 여러 아티스트들과 음악적 교류를 단행했다.

1982년에 공개된 솔로 처녀작 <The Golden Age Of Wireless>는 빌보드 앨범 차트 13위, 싱글 'She blinded me with science'는 5위에 오르며 '새로운 물결'의 선두 주자로 꼽혔지만 1984년의 2집 <The Flat Earth>에선 'Hyperactive(35위)'로 주춤한 결과를 낳았다. 이후 음악적 영역을 넓혀 아프리카 기아들을 돕기 위한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 자신이 존경해오던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와 한 무대에 섰고, <고딕>, <하워드 더 덕> 등의 영화 음악을 담당한 그는 현재까지 5장의 정규 음반을 낸 중견 뮤지션이 되었다.

록시 뮤직(Roxy Music),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와 같은 아티스트들로부터 물려받은 토마스 돌비의 음악적인 뿌리는 신시사이저를 주무기로 전자적이면서 아트적인 미래 지향적인 음악이었다.

바로 그 위에 예전 펑크 밴드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뒤틀리고 삐딱한 시각이 더해진 그의 예민하고 불안하면서도 변덕스러운 음악은 토마스 돌비를 더 이상 팝계의 지킬 박사가 아닌 아인슈타인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