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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18 22:51
Tevin Campbell (테빈 켐벨)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03  



Tevin Campbell (테빈 켐벨)

 

 
1991년 미국 팝 계는 새로운 신동의 출현으로 들떠 있었다. 데뷔앨범 <T.E.V.I.N.>을 막 발표했던 열 네 살짜리 흑인소년 테빈 캠벨은 당시 그 나이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경이에 가까운 가창력과 그에 버금가는 뛰어난 리듬감을 보여주었다. 뉴 잭 스윙 풍의 댄스와 발라드를 자유자재로 소화해냈던 그에게 팝 관계자들과 팬들은 '제2의 스티비 원더'를 기대했다. 게다가 캠벨을 후원하고 있는 이들이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인 퀸시 존스와 프린스였으니 기대감은 더욱 컸다.


세간의 찬사와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테빈 캠벨은 몇 년간 상승곡선을 타며 그에 부응했다. 그러나 그는 스티비 원더가 되지는 못했다. 스물 두 살이 되어 내놓은 네 번째 앨범 <Tevin Campbell>에는 한층 성숙해진 그의 면모와 괜찮은 내용물들을 담겼지만 예전만큼의 번뜩이는 재능을 선보이지는 못했다. 그 앨범은 현재까지 그의 마지막 앨범이 되었다. 뛰어난 자질과 음악성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캠벨은 너무 일찍 만개해서인지, 아니면 주위의 과도한 기대에 따른 부담 때문이었는지 결국 조로하고 말았다.


텍사스에서 나고 자란 테빈 캠벨은 1988년 텔레비젼 쇼 프로그램인 <Wally & The Valentines>와 프린스의 영화 <Graffitti Bridge> 사운드트랙에 참여하여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그의 존재를 알린 것은 이듬해 퀸시 존스의 명작 <Back On The Block>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여성 싱어 시다 가렛의 추천으로 앨범에 참여한 캠벨은 'Tomorrow (Better you, better me)'를 기가 막히게 부름으로써 팝 음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거장 퀸시 존스의 눈에 든 테빈 캠벨은 데뷔작 <T.E.V.I.N.>을 내놓으며 솔로가수로서 성공적인 발걸음을 내딛는다. 프린스와 퀸시 존스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그 앨범에서 <Graffitti Bridge>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었던 프린스의 'Round and round'와 발라드 'Tell me what you want me to do' 등의 노래들이 히트했고, 사람들은 곧 마이클 잭슨의 어린 시절과 프린스 전성기 사이의 공통분모를 그에게 찾아냈다.


1993년에 발표한 2집 <I'm Ready>에서도 변성기가 아직 찾아오지 않은 그의 미성을 들을 수 있었다. 프린스와 퀸시 존스가 여전히 그를 독려하는 가운데 베이비페이스가 참여해 당시의 트렌디한 감각을 덧입혔다. 'Can we talk', 'I'm ready' 같은 곡들이 베이비페이스의 놀라운 대중적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트랙들. 한편 프린스는 프레이슬리 파크(Paisley Park)라는 예명으로 'The halls of desire', 'Uncle Sam' 같은 펑키한 노래들을 작곡해줬고, 코러스에도 참여했다. 그 곡들에서 테빈 캠벨의 보컬은 거의 프린스처럼 들린다.


3년 만에 내놓은 앨범 <Back To The World>는 테빈 캠벨의 성인신고작이다. 베이비페이스, 숀 퍼피 콤스 등이 프로듀서로 나선 이 앨범은 그러나 상업적인 실패를 처음으로 맛봤고 이때부터 테빈 캠벨의 짧은 신화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1999년 발표한 <Tevin Campbell>도 전술한 바와 같이 수작이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현재로선 비록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일지 몰라도 테빈 캠벨이 몇 년간 보여줬던 신선한 충격과 주옥같은 트랙들의 소중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테빈 캠벨을 모르는 요즘 세대 R&B 팬들에게 2001년에 나온 그의 베스트 앨범 <The Best Of Tevin Campbell>을 권한다. 스티비 원더에서 마이클 잭슨, 프린스까지 넘나든 그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