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baland (팀벌랜드)
미시 엘리엇과 오랜 파트너십으로 명성을 드날린 팀벌랜드(Timbaland)는 현재 가장 분주히 활동하고 있는 흑인음악 프로듀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벌랜드가 흑인음악 시장의 '뉴 히트메이커'로 부상한 결정적인 이유는 미시 엘리엇의 데뷔 앨범 <Supa Dupa Fly>의 열풍 때문이다. 1997년 당시 팝 차트 3위, R&B 차트 1위에 오르며 어반 라디오를 강타한 이 음반의 상업적인 성공은 곧바로 미시 엘리엇을 힙합 여장부로 승천(陞遷)시켰고, 팀벌랜드를 일약 정상급 프로듀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미시 엘리엇을 '힙합의 대모'로 키워낸 그의 진가는 수많은 팝 아티스트들과 작업한 결과물을 통해 잘 엿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알리야, 지누와인, TLC, 와이클리프 진, 저스틴 팀버레이크, 알리샤 키스, 데스티니스 차일드, 브랜디, 릴 킴, 패볼러스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Say my name', 알리야의 'I care 4 U'.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Cry me a river' 같은 일련의 곡들?그의 손맛이 만들어낸 블랙 에너지가 세기말과 뉴 밀레니엄 시기에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대번 웅변한다.
이는 최고의 황금 콤비임을 자랑하던 지미 잼 & 테리 루이스와 베이비페이스, LA 레이드, 댈러스 오스틴, 저메인 듀프리, 알 켈리, 테디 라일리 등이 주도하던 기존의 블랙뮤직 판도를 새로 쓴 다크호스의 등장이나 다름없었다. '랩 전문 프로듀서'라는 명함을 거머쥔 뒤로는 닥터 드레와 비교될 정도로 그의 비트 주조 감각은 탁월했다. 사람들은 그 후로 팀벌랜드가 누구누구와 작업하는지 관심을 모았고, 그의 차기 작품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팀벌랜드는 단지 프로듀싱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음반을 내고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동료 Magoo와 힙합 듀오로 의기투합해 그간 데뷔작 <Welcome To Our World>(1997), 솔로작 <Tim's Bio>(1998), 2집 <Indecent Proposal>(2001), 3집 <Under Construction, Pt. II>(2003) 등을 내놓고 음악적 과욕을 실험했다. 그 와중에 스타급 가수들과 거액의 몸값에 제휴했고, 제이 지, 나스, 스눕 독, 루다크리스 같은 랩 스타들과 콤비 플레이를 펼쳐 꾸준히 명성을 쏘아 올렸다.
1971년 생으로 본명이 팀 모슬리(Tim Mosley)인 팀벌랜드는 로드니 저킨스, 넵튠스, 스콧 스토치, 저스트 블레이즈,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 차세대 흑인음악 전문가로 21세기 트렌드 뮤직을 리드해가고 있다. 만약 미시 엘리엇과 팀벌랜드, 그 둘 중에 단 하나라도 존재하지 않았다면 팝계의 찰떡궁합으로 광채를 발한 서로간의 창조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