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wa Tei (토와 테이 - 정동화)
재일 동포로 밝혀져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가 된 테크노 계의 젊은 달인 토와 테이(Towa Tei, 한국 이름은 정동화)는 원래 뮤지션 지망생이 아닌 예비 디자이너였다. 일본에서 태어나 1987년에 도미했던 그는 명문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에서 수학하며 인생의 설계도를 작성했다.
그러나 토와 테이는 어릴 시절의 꿈인 대중 음악인으로서의 미래상에도 소홀치 않았다. 뉴욕의 클럽 등지에서 정글 디제이(DJ)로 판을 돌리며 자신만의 사운드 매커니즘을 세공해 나갔다.
그가 처음으로 주목 받게 된 시기는 1987년. 더 정글 부라더스(The Jungle Brothers)의 음반 <Done By the Forces of Nature>에 프로듀서로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였다. 이후 토와 테이는 레이디 미스 커비(Lady Miss Kirby), 디제이 드미트리(DJ Dmitry)와 손을 잡고 디 라이트(Deee-Lite)를 결성, 본격적인 음악 항로 개설에 착수했다.
삼인조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1990년의 처녀작 <World Clique>는 대박이었다. 싱글 'Groove is in the heart'가 국제적 히트곡으로 치솟은 덕분이었다.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에 무려 23주간 머무르며 최고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92년에 발표했던 그룹의 소포모어 음반 <Infinity Within>을 마지막으로 디 라이트와 굿바이를 선포한 토와 테이는 솔로로 독립 <Future Listening!>(1995)을 산파했다. 수록곡 중, 일본 시부야 계열의 유명 밴드 피츠카토 파이브(Pizzcato Five)의 보컬 마키 노미야, 보사노바의 장인 호아오 질베르토(Joao Gilberto)의 딸 베벨 질베르토(Bebel Gilberto) 등과의 협연작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명 래퍼 비즈 마키(Biz Markie), 모스 데프(Mos Def) 등과 함께 작업한 2집 <Sound Museum>(1998)은 힙합 에센스를 대폭 가미한 음반이었다. 호주의 섹시 스타 카일리 미노그를 게스트 보컬로 기용한 'German bold Italic'이 애청되었고 현재까지도 그의 디스코그라피 중 넘버 원으로 꼽는 이들이 부지기수일만큼 출중한 완성도를 뽐냈다.
1999년의 3집 <Last Century Modern>을 통해 전 세계적인 컬트군을 형성했던 토와 테이는 2002년, 셀프 타이틀 <Towa Tei>를 소개하며 국내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작년 8월에 열렸던 앨범 발매 기념 파티의 뜨거웠던 현장 열기가 이를 잘 증명했다.
같은 해, 이 전자 음악 세계의 뉴 브레인은 같은 핏줄을 지닌 한국 팬들을 위한 베스트 모음집 <Best>를 발매하며 국내에서의 트랜스 공화국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